알뜰폰(MVNO)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알뜰폰은 지난 10월 기준 약 900만명의 가입자를 모으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 등 인기 단말기의 자급제 판매가 늘어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1일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건수 조사에 따르면 11월 전체 번호이동건수 37만2천536건 중 알뜰폰으로 이동한 건수는 11만4천25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번호이동 건수 중 24%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건수는 7만7천386건으로 나타났다. 사업자 별로는 ▲SK텔레콤 3만1천330건 ▲KT 2만5천410건 ▲LG유플러스 2만646건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이동한 가입 건수는 ▲SK텔레콤 1만8천465건 ▲KT 1만4천663건 ▲LG유플러스 1만2천584건이다. 종합하면 지난달 알뜰폰은 이통3사로부터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하고 더 적은 가입자를 빼앗긴 셈이다.
알뜰폰은 국내 도입 이후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가입자를 끌어모았으나, 이통 3사의 저가 요금제 출시와 차별화된 서비스 부재 등을 이유로 성장이 정체됐었다. 실제로 2018년 9월 알뜰폰의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12%였지만, 가입자 순감이 이어지면서 지난 3월 11% 이하로 낮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알뜰폰은 지난 8월부터 성장세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알뜰폰 활성화 정책과 갤럭시S20 갤럭시노트20 등 프리미엄 단말기의 자급제 출시의 확대가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 10월에는 가입자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10월 알뜰폰 가입자는 총 898만명으로 전월에 비해 160만명 대폭 증가했다.
지난 10월 급격한 가입자 증가에는 ‘아이폰12’가 핵심으로 지목된다. 지난 10월 국내 출시된 아이폰12와 아이폰12 프로는 품귀 현상을 빚으며 인기를 끌었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출시 이후 한 달간 국내에서만 60만대 가량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자급제로 판매된 비중은 약 10만대로 추산된다. 자급제로 단말기를 구매할 때 보다 자유롭게 알뜰폰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아이폰12의 인기가 알뜰폰 가입자 증가를 이끌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알뜰폰 가입자 증가는 상대적으로 고액의 요금제를 납부하는 LTE 이용자가 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난 10월 알뜰폰의 LTE 상품 가입자는 약 593만명으로 전월 대비 159만명 가령 늘었다. 새롭게 늘어난 알뜰폰 이용자의 대부분이 LTE를 선택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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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가입자로 평가되는 LTE 이용자 증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향후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알뜰폰 업계는 이번 이용자 증가가 자급제 단말기 판매 호조 외 이미지 개선 등 다양한 요인이 겹친 결과라고 분석, 성장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알뜰폰 이용자 증가는 아이폰12의 영향으로 보이지만, 내부에는 정부의 도매대가 인하와 알뜰폰에 대한 이미지 개선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속해서 알뜰폰이 성장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요금제 출시와 프로모션 등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