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수출 4%↑…시스템반도체·OLED 사상 최고

전기차·선박·휴대폰·가전 등 10개 품목 호조…진단키트 수출도 최대

디지털경제입력 :2020/12/01 11:12    수정: 2020/12/01 13:04

지난달 수출이 2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가전 등 15개 주력 수출품 가운데 10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한 덕분이다. 특히 시스템반도체와 모바일용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비롯해 코로나 진단키트는 사상 최대 수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58억1천만 달러(약 50조7천208억원), 수입액은 398억8천만 달러(약 44조1천551억원)로 집계됐다. 수출은 전년 대비 4% 늘었고, 수입은 2.1% 감소한 것이다.

총 수출액은 2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고, 일평균 수출액도 6.3% 증가하는 등 2년 만에 총 수출액과 일평균이 모두 증가했다. 조업일수가 0.5일 부족했음에도 총 수출이 플러스가 된 것은 32개월 만에 처음이다. 무역수지는 59억3천만 달러(약 6조5천656억원)로 7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 달까지 누적 무역흑자는 390억 달러(약 43조1천886억원)로 지난해 연간 흑자 규모인 389억 달러(약 43조778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코로나 확산 영향을 받은 지난 2분기 이후로 수출실적이 점차 개선되면서 11월을 기준으로 4분기 수출은 플러스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최첨단 EUV 시스템반도체에 적용한 3차원 적층 기술 .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수출 3개월째 두 자릿수↑…코로나 진단키트도 '효자'

15대 주력 품목 중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휴대폰) ▲이차전지(전기차배터리) ▲가전 ▲컴퓨터 ▲바이오헬스 ▲자동차 ▲자동차부품 ▲선박 등 10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이 중 6개 품목은 정보기술(IT) 제품이다.

반도체는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했다. 두 자릿수 증가세는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의 누적 수출액은 역대 최고 실적인 지난 2018년 연간 수치를 넘어서면서 수출 상승세를 이끌었다. 컴퓨터·주변기기로 분류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도 14개월 연속 증가했다.

산업부는 "서버용 수요가 재고 조정으로 둔화가 예상되지만, 모바일 신제품 출시와 점유율 경쟁에 따른 모바일용 수요 회복으로 메모리·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이미지센서 수출이 증가했다"며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재택근무와 온라인교육의 수요 지속으로 노트북용 반도체 수출도 호조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9월 수출입 동향표. 자료=산업부

디스플레이는 최근 부진을 만회하며 수출 증감률과 수출금액 모두에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26개월 만의 흑자전환 이후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액정표시장치(LCD)는 OLED로의 사업전환에 따른 생산량 축소로 수출은 소폭 줄었다. 반면, OLED는 노트북·TV용 수요 확대와 신규 스마트폰 출시 덕분에 사상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는 휴대폰과 휴대폰부품 모두 수출이 증가하며 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산업부는 "길어지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와 국내기업 중저가 제품군 확대로 국내생산 비중이 높은 '플래그십 라인업' 출하량이 감소 추세"라면서도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 국내 기업이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면서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또 주목할 것은 7대 신(新)수출성장동력 품목인 바이오헬스·이차전지·화장품·농수산식품·플라스틱제품·정밀화학원료·로봇 수출이 같은 기간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특히, 바이오헬스는 15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며 호조세를 이었다. 지난 4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최근 실적인 10월 수출액이 9월에 이어 2달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주요 품목별 수출 증감률. 자료=산업부

코로나 확산에 석유제품은 부진…성윤모 "수출기업 애로사항 적극 해소"

자동차 수출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친환경차 수출비중 증가로 1년 만에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선박 수출은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수출 통관 호조 덕분에 4개월 만에 증가했다. 가전 수출은 미국 등 주요시장의 성수기에 따른 TV 수요 확대와 유럽에서의 비대면 판매 강화로 5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석유제품은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 23개월 연속 수출 적자를 이어갔다. 석유제품은 저유가 영향으로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또 일반기계, 철강, 석유화학, 섬유 등의 수출도 한 자릿수대 감소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 9월 7개월 만에 우리 수출이 플러스로 반등한 이후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고, 특히 이번 달은 총 수출과 일평균 수출이 2년 만에 모두 증가했다"며 "지난달은 전년 대비 조업일수가 부족한 가운데서도 수출이 증가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어 "주력 품목인 반도체·자동차가 최근 수출 회복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고, 비대면경제 특수와 우리 산업의 경쟁력이 시너지를 발휘해 IT 품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앞으로의 수출 활력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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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장관은 "질적인 성장도 눈에 띄는데, 전기차·OLED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 수출이 이번 달에만 25%이상 증가했다"며 "중소기업 중심의 코로나19 진단키트, 화장품, 가공식품 등 신성장 품목도 연간 기준으로 역대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수출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측면은 수출 펀더멘탈이 탄탄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발표한 '수출 디지털 전환대책'을 통해 우리 수출 시스템의 디지털·온라인화와 이를 통한 무역구조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힘을 모아 대책을 꼼꼼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의 수출동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수출입 물류차질 등 수출기업의 애로사항도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해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