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밥먹듯 개발하세요? K-애자일 하세요"

유호균 검색팀 SRE, 네이버 2020 데뷰서 애자일 정착기 소개

인터넷입력 :2020/11/27 12:18    수정: 2020/11/27 14:44

디지털 시대가 무르익으면서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애자일(Agile)' 조직 문화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슈에 대해 피드백을 받은 후 유연하게 수정한다는 뜻의 애자일은 정보기술(IT)기업을 중심으로 정착되고 있으며 상명하달 조직 문화가 기본이었던 금융권서도 정보통신기술(ICT)·디지털 관련 부서에서 적극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27일 국내외 개발자들이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공유하는 '2020 네이버 데뷰' 행사에서 네이버 유호균 검색팀 SRE(Service Reliability Engineering)는 최근 관심도가 높은 애자일 조직 문화 정착기를 경험을 바탕으로 발표했다.

2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네이버 데뷰'에서 발표하고 있는 네이버 유호균 검색 SRE.

유호균 SRE는 애자일의 필요성을 두 가지로 압축해 설명했다. 하나는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한 팀원에게 업무가 쏠릴 수 있다는 점, 다른 하나는 프로젝트가 많아질 수록 업무 강도가 높아져 개인 생활의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유호균 SRE는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록 야근을 밥 먹듯 했으며 그러다가 팀원이 나가거나 혹은 장기 부재 상태에 빠지면 야근 시간은 더 길어졌다"며 "휴가도 갈 수 없는 단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유호균 SRE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애자일을 연구했다. 일단 유호균 SRE는 "애자일은 매우 작은 목표를 갖고 꾸준히 개선하고 피드백을 받아서 협력으로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데일리 스크럼과 스토리포인트 등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프로젝트를 받으면 업무가 가능한 가장 작은 단위로 쪼개고, 팀원과 소통을 적극 활용했다. 데일리 스크럼은 어제한 일과 오늘할 일을 업무 시작 전 팀원 간 공유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서 쪼갠 업무 단위가 얼마나 복잡한지, 얼마나 걸릴 것인지에 대해 예측해본다. 유 SRE는 "얼마나 걸릴지 등을 점수화한 '스토리포인트'를 통해 업무 전 생각했던 스토리포인트와 업무를 마친 후 나온 스토리포인트와 대조하면서 프로젝트와 업무에 대한 복잡성 등을 예측할 수 있게 된다"며 "업무 단위를 작게 만들고 스토리포인트로 달성 가능한 목표로 일을 하게 됐고 나중에는 리소스가 남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코로나블루(코로나로 외출과 만남이 어려워지며 겪는 우울감)'가 우려되자 유 SRE는 데일리스크럼에 일주일동안 무엇을 했는지 등의 수다 시간도 넣었다. 유 SRE는 "이 시간을 넣으니 팀원이 덜 외롭고 코로나블루도 낮아졌다는 평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밖에 '트럭 팩터(Truck factor)'를 높여 팀원 간 워라밸을 달성하는데도 주력했다. 트럭 팩터는 극단적으로 팀원 중 몇 명이 트럭에 치여야 프로젝트가 심각한 상태에 놓이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지표의 값이 높을 수록 팀원 한 명에게 몰리는 업무 과중도가 적으며 프로젝트의 완결에도 도움이 된다. 유호균 SRE는 "한 사람에게만 가중되는 특수한 일을 팀원과 공유해 트럭 팩터를 높였다"며 "이에 급한 경조사나 장기여행도 맘 편히 갈 수 있도록 됐다"고 언급했다.

유호균 SRE는 "데일리 스크럼을 통한 투명한 업무공유로 트럭 팩터가 개선되는 등 개선의 효과가 복리로 돌아왔다"면서 "자연스럽게 생산성 증가해 새 프로젝트를 시작할 리소스가 생기고 기존 프로젝트도 유지 보수할 수 있게 됐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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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애자일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많은 팀장이자 기업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것부터 시작할 것"을 권유하며 "우리 역시 스크럼 등이 정착하기까지 1년이 걸렸다. 팀원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엔지니어링에서 '은탄환'은 모든 문제서 맞는 답을 뜻하는데 만능 도구와 방법론은 없다"면서 "애자일에 관한 것 중 좋은 건 고치고 조합해 우리 것으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