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두나무 "블록체인, 업권법 나와야 산업다워질 것"

이석우 두나무 대표가 업비트개발자컨퍼런스(UDC)를 앞두고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블록체인 산업 '업권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전히 기업들이 실제 비즈니스를 하는데 필요한 규정을 담은 법률이 없는 실정이라, 업권법 제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지난 27일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기자들과 만나 "업권법이 나와야 (블록체인) 산업이 산업다워지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업권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명확한 기준들이 빨리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사업자에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통과되고 개정 세법에 암호화폐 과세가 포함되는 등 블록체인 산업이 제도화되는 첫 단추가 끼워졌다.

하지만 모두 특정 의무를 이행하도록 만든 규제법으로 암호화폐 제공이나 거래 등 산업 전반에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규정은 법제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암호화폐 산업 전반들 다루는 업권법을 만들어, 산업 성장을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업권법이 먼저 나오고 규제책이 나오는 프로세스가 정상인데 블록체인 산업이 갑자기 생겨나고 이쪽으로 자산이 대규모 이동하다 보니 규제법들이 먼저 생긴 것 같다"며 "디지털 자산(암호화폐)이 무엇인지에 대한 법적인 정의와 거래소가 갖추어야 할 요건, 다른 블록체인 산업에 대한 기준이나 정의가 업권법을 통해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표는 두나무의 내년도 블록체인 사업 전략도 공개했다. 업비트를 통해 안정적인 거래 수수료 수익을 내고, 자회사들을 통해 신사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업비트는 현재 법규제·시장 상황에 맞춰, 안정적으로 사업을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내년에는 특금법 시행에 따라 법제도적인 완비성을 갖추는 데 주력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며 "기준에 맞게 업비트를 운영하는 것을 제일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비트의 비즈니스 모델이 거래 수수료로 한정돼 있는 만큼 자회사들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한다.

이 대표는 "외부에서 업비트가 상장 수수료를 받는다는 소문이 있는데 업비트는 상장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고 유일한 수익원은 거래 수수료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회사인 람다256 통해서 BaaS 서비스도 해보고, DXM 통해서 스테이킹 서비스도 해보고 있다"며 "아직 제도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내년에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 향후 블록체인 업계가 성숙해지면 좋은 수익원을 발생시킬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사업은 여전히 해외 송금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자회사를 설립했는데 아직까지도 해외 송금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기업이라는 이유로 은행이 해외 송금에 제한을 둬, 싱가포르 자회사에 자본금을 보내 것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도 싱가포르에 이어 인도네시아, 태국까지 차근차근 서비스를 오픈했다"며 "내년 특금법이 시행되면 해외 송금이 원활하게 돼 공격적인 행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