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융위 청산업 도입...한국은행에 대한 불필요한 관여"

중앙은행 고유 기능 역할 제대로 논의돼야

금융입력 :2020/11/26 12:24    수정: 2020/11/26 14:03

금융위원회가 의원 입법 발의 형태로 전달한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 중 '디지털 청산업' 도입 내용에 대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중앙은행에 대한 과도하며 불필요한 관여"라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26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총재는 금융위와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한 청산업 부분에 대해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금융위는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규제를 위해 전금법 개정안을 제시했으며, 이중에는 빅테크의 내부 거래를 금융결제원의 지급결제시스템서 관리하는 '디지털 청산제도'가 포함됐다. 금융결제원이 이 같은 빅테크의 내부 거래 청산을 관리하는 만큼 금융위가 금융결제원을 포괄적으로 관리·감독하는 방식이다.

이에 이주열 총재는 "전금법 개정안에 모두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한국은행 영역인 지급결제청산업을 건드리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지급결제시스템 운영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태생적인 업무며,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방안을 시행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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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총재는 지급결제시스템에 관해 관리를 했던 금융결제원을 금융위가 포괄적으로 관리·감독하는 것은 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금융결제원은 한국은행에서 떨어져 나온 조직으로 비영리사단법인이며 사원총회 의장도 한국은행 총재"라면서 "업무 전반에 대해 포괄적으로 감독 권한을 갖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앙은행의 고유 기능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중대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으며 (금융위 방침은) 과도하고 불필요한 관여가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며 "금융결제원은 금융 기관 간 자금이체를 정산하는 기관인데 금융기관이 아닌 (빅테크의) 내부 거래까지 시스템에서 보는 것은 지급결제 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