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듯 다른 미국과 한국 국립공원

전문가 칼럼입력 :2020/11/23 15:54    수정: 2020/11/23 15:55

김은창 국립공원공단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장

국립공원 제도는 1872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됐다. 개발 중심 사고만 존재하던 당시 시대상황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세계로 확산했다.

김은창 국립공원공단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장

한국도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1967년 지리산이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된 후 산악, 해양공원 등 22개 공원이 지정됐다.

미국 국립공원은 공원관리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화살촉 모양 사인물과 랜드마크로 공원 경계를 알린다. 

한국은 1987년부터 국립공원공단이 관리하고 있다. 작은 표주석으로 경계를 구분하다가 2000년대 중반부터 일반인도 알기 쉽게 공원구역 시작을 알리는 랜드마크를 육상과 해양공원이 구분되게 전국에 설치했다.

미국 국립공원 공원구역 랜드마크(왼쪽)와 한국 국립공원 랜드마크

미국 국립공원은 방문자 센터(VISITOR CENTER)가 있다. 규모가 큰 옐로스톤이나 그랜드캐니언은 방문자 센터가 두 개 이상 있다. 공원시설과 탐방로 정보, 역사·생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념품 가게, 매점, 레스토랑 등도 같이 운영한다.

한국에는 탐방안내소가 있다. 탐방안내소는 공원 안내, 전시, 체험활동 등을 위한 거점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설악산·내장산 등에 순차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다만 한국은 주변에 민간 상업시설이 많아 판매보다는 안내와 탐방프로그램 운영을 위주로 하고 있다.

세계 모든 국립공원의 백미는 사계절 경관자원을 만끽할 수 있는 탐방로(트레일)다. 미국 탐방로는 시설물이 별로 없다. 간혹 자연 그대로 모습을 유지하는 모습에 미국 탐방로 형태 도입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서구 특성상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온전히 개인에게 책임이 주어진다. 최근 그랜드캐니언에서 잇따라 추락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방문자센터(왼쪽)와 신축중인 월출산 탐방안내소

반면에, 한국 국립공원은 안전하게 탐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시설물이 빈틈없이 설치된다. 목재데크, 실족 방지 난간, 계단, 낙석방지망 등 안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추락 주의·낙석 주의 등 안내표지판도 곳곳에 붙어있다. 우리나라는 개인 책임보다는 공공이 안전하게 탐방하도록 조치를 했는지 여부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공원에는 자연 여행 개념으로 야영장을 찾는 탐방객이 많다. 야영장은 자동차를 옆에 세워둘 수 있는 노지 오토캠핑장이 대다수임에도 연휴 기간에는 3달 전에 모든 예약이 완료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국 국립공원 야영장 또한 가족 단위 소규모 여행객에게 인기 장소가 된 지 오래다. 노지 형태 보다는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대부분 캠핑데크가 설치돼 있고 화장실·샤워장·취사장이 제공된다. 형태도 일반·자동차·카라반·산막텐트·캐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안전을 위한 소화기도 곳곳에 비치돼 있고 가격도 저렴해서 15일 간격으로 열리는 국립공원예약시스템 경쟁이 치열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벌어지면서 미국과 한국의 이용 상황이 극명히 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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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공원은 감염이 급속히 확산하며 몇 달간 문을 닫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체온측정 후 2m 거리두기, 다중이용시설 소독, 탐방로 일방통행, 마스크 쓰기, 야영장 거리두기 예약 등을 통해 아직은 국립공원에서 감염이 확산한 사례 없이 운영되고 있다.

전염병은 잠시만 방심해도, 나만 생각하고 규칙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순식간에 우리도 미국처럼 폐쇄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안전하고 접근성이 좋은 우리나라 국립공원을 가족과 함께 마음껏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연을 아끼고 안전 수칙을 적극 준수하면서 탐방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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