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상사·하우시스 계열분리 검토...구본준 고문 독립경영

전자·화학 주축 계열 큰 영향 없을 듯…LG "다각적 방안 검토"

디지털경제입력 :2020/11/16 11:56    수정: 2020/11/16 17:20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LG상사와 LG하우시스를 계열 분리해 독립 경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LG그룹은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계열 분리 방안을 마련해 연내 이사회를 열고 이를 실행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LG그룹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다각적으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구본준 고문이 LG그룹에서 계열 분리에 나설 가능성은 고(故)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구본준 고문은 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故 구본무 회장의 남동생이다. 범 LG가(家)는 장자 승계 원칙을 유지하면서 구인회, 구자경, 구본무 회장까지 안정적인 3대 경영을 이어왔다.

LG 트윈타워

故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2018년 6월 열린 LG그룹 이사회에서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선임됐고, 이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구본준 고문(당시 부회장)의 계열 분리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구본준 고문은 현재 LG그룹 지주사인 ㈜LG의 2대 주주로 지분 7.72%를 소유하고 있다. 지분 가치는 약 1조원 수준이다. 이를 교환해 ㈜LG가 보유한 LG상사와 LG하우시스, LG상사 자회사인 물류회사 판토스 경영권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LG는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LG상사는 판토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구본준 LG그룹 고문(전 부회장).(사진=LG그룹)

구 고문은 1985년 입사해 LG반도체 대표이사 부사장, LG필립스 LCD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역임했고, 2007년부터 2010년까지는 LG상사 대표이사를 지냈다. 지난해 3월에는 LG상사가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소유 지분을 ㈜LG에 매각했고, 이를 두고도 계열 분리 일환의 작업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 바 있다.

재계는 구 고문이 LG 주력계열인 LG화학·LG전자·LG생활건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작업을 마치기 위해, 한때 지분을 보유했던 LG상사를 중심으로 이같은 계열 분리 시나리오를 검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구인회 회장 첫째 동생 구철회씨 자녀는 1999년 LG화재(현 LIG)로 계열분리를, 다른 동생들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씨는 2005년 LS그룹을 만들었다.

구인회 회장 차남인 구자승 전 LG상사 자녀들은 2006년 LG패션(현 LF)으로 독립했다. 3남 구자학 회장은 2000년 LG유통·식품·서비스 부문을 독립시켜 아워홈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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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는 구인회 회장의 동업자인 고 허만정 회장의 손자 허창수 당시 LG건설 회장이 GS홀딩스를 세워 정유·유통·건설 계열사를 들고 GS그룹으로 독립했다.

LG 3세대는 구본준 고문의 LG상사 분리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앞서 1996년 구자경 회장의 차남 구본능 회장이 희성금속, 국제전선, 한국엥겔하드, 상농기업, 원광, 진광정기 등 6개사로 희성그룹을 출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