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생보업계, 3분기에도 고공행진…코로나19 반사이익 지속

손보사는 車보험 개선, 생보사는 증시 회복에 성장세 유지

금융입력 :2020/11/13 18:02    수정: 2020/11/13 18:03

국내 보험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열악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3분기까지 양호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 비중) 개선과 주식시장 회복이라는 호재가 뒤따르면서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 모두 만족스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현대해상, DB손해보험을 비롯한 주요 상장 보험사 대부분은 지난 3분기까지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지켜냈다.

코로나19로 영업이 제한된 가운데도 각 보험사가 수익성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신규 계약을 늘리는 데 주력했고, 손해율 개선과 증시 회복 등이 지속된 데 따른 결과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에 DB손해보험은 전년 동기 대비 34.5% 늘어난 4천420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시현했고, 현대해상은 3천398억원으로 38.9%, 메리츠화재는 3천236억원으로 52.1% 각각 성장했다. 한화손해보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87.2% 증가한 91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3분기에도 손보사의 호실적을 도운 것은 자동차보험이었다. 집중호우와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에 손실이 커질 것이란 예상을 깨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야외활동이 줄어들면서 자동차 운행과 사고가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실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주요 손보사의 10월 자동차보험 손해율(가마감)은 84.0~86.3%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8~13.9%p 내려갔다. 비록 적정 손해율(78~80%)엔 미치지 못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예년보다 이익이 크게 늘었다는 점에 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생보업계도 주식시장의 꾸준한 상승세에 힘입어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다.

먼저 한화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56.3% 늘어난 1천758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고, 미래에셋생명은 1천19억원으로 18.6% 성장했다. 아울러 상반기 고전했던 삼성생명도 1.9% 늘어난 9천768억원의 순이익을 남기며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동양생명의 경우 누적 순이익이 1천79억원으로 작년보다 24.8% 줄었는데, 지난해 자회사 매각이익이 반영된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생보사의 실적 개선엔 주식시장이 큰 도움을 안겼다. 3분기에도 증시가 크게 회복하면서 변액보증준비금의 환입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3분기 변액보증준비금 환입액은 1천270억원에 달하며, 한화생명은 920억원, 미래에셋생명은 133억원을 각각 돌려받았다.

변액보증준비금은 증권시장 약세로 변액보험 펀드가 손실을 낼 때 가입자에게 보장한 최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돈을 뜻한다. 보통 증시가 악화되면 보험사의 준비금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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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생보사가 부채 관리 차원에서 고수익 상품인 보장성 보험 중심 영업 전략을 펼친 것도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는 평이다. 일례로 한화생명은 보장성 수입보험료가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했으며, 동양생명은 3분기까지 3조9천424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뒀는데, 그 중 보장성은 1조7천420억원으로 작년보다 7.9% 확대됐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각 보험사가 보장성 위주의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 같은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이 한동안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