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 X 이후 환골탈태...화면 논란은 '옥에 티'

[리뷰] 애플 아이폰12 (A2403)

홈&모바일입력 :2020/11/13 16:18    수정: 2020/11/13 22:54

애플 아이폰12. (사진=지디넷코리아)
애플 아이폰12. (사진=지디넷코리아)

애플 아이폰12는 A14 바이오닉 프로세서와 4GB 메모리, 6.1인치 슈퍼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OLED)를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전면에 1천200만 화소 트루뎁스 카메라, 후면에 1천200만 화소 초광각·광각 카메라를 탑재했다.

돌비비전 HDR(10비트) 동영상 촬영 기능을 추가했고 스마트HDR3를 탑재해 사진 관용도를 높였다. 방진·방수 등급은 IP68로 이전 제품인 아이폰11과 동일하지만 최대 수심 6미터에서 최대 30분간 버티도록 강화됐다.

색상은 블랙, 화이트, 프로덕트 레드, 그린, 블루 등 5종류이며 가격은 언락폰 기준 64GB 제품이 109만원으로 이전 제품 대비 10만원 올랐다.

■ 훨씬 가볍고 손에 쥐기 쉬운 디자인

아이폰12는 2010년 아이폰4부터 시작되어 2013년 아이폰5S까지 4년간 이어졌던 각진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라운드형 디자인을 쓰던 전작에 비해 확실히 손에 잡기 쉽다. 이 시기 아이폰을 쓰다 다른 스마트폰으로 넘어온 이들도 디자인에는 호평이다.

2013년 아이폰5S 이후 7년만에 얇고 각진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아이폰11은 본체 무게만 194g을 넘었고 한 손으로 오래 들고 쓰기는 무거운 감이 있었다. 자동차용 송풍구 거치대에 고정시키면 거치대가 무게를 이기지 못해 축 처질 정도였다.

그러나 아이폰12는 디스플레이를 OLED 디스플레이로 교체하고 무게와 부피, 두께 모두 줄였다. 본체 무게는 162g으로 아이폰11과 비교하면 애플워치 시리즈6 40mm(30.5g)만큼 차이가 나며 손에 들어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렌더링과 사진, 실물 사이에 느껴지는 제품 색상의 편차가 크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본체 색상을 두고 '용달블루' '쌈무그린' 등 여러 별칭이 붙어 있지만 최근 출시되는 애플 제품은 렌더링과 사진·영상, 실제 제품에서 느껴지는 색상 차이가 상당하다. 색상은 가능하다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물을 보고 결정해야 후회가 없을 듯 하다.

본체 뒤에 맥세이프 기능을 위한 자석이 내장되어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제품 뒷면에는 맥세이프 액세서리를 위한 자석을 내장했다. 유심칩 추출 핀과 클립, 냉장고나 에어컨, 혹은 철제 기둥에 붙여 보면 상당히 잘 달라 붙는다. 다만 신용카드 등 자성에 취약한 물체는 멀리하는 것이 이롭다.

■ 아이폰11 대비 성능 20% 향상

올해 아이폰12에는 A14 바이오닉이 탑재된다. CPU는 고성능 코어 2개, 저전력 코어 4개를 조합했고 그래픽칩셋은 총 4개 코어, 신경망 처리를 담당하는 뉴럴엔진 코어는 A13 바이오닉 대비 2배로 늘었다.

아이폰11 / 아이폰12 긱벤치5 성능 비교 결과. (자료=지디넷코리아)

CPU·그래픽칩셋 성능 측정용 앱인 긱벤치5로 CPU 연산 성능(싱글코어·멀티코어)과 GPU 연산 성능을 측정한 결과 모든 테스트에서 아이폰11(A13 바이오닉) 대비 20% 성능이 향상됐다.

모바일 게임인 '라이즈오브킹덤즈'는 각종 게임 리소스를 읽어오며 로딩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앱 실행 후 초기 화면이 나타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 결과 아이폰12는 8.21초, 아이폰11은 8.93초가 걸린다.

대용량 리소스 로딩이 많은 게임도 쾌적하게 실행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외에 체감 가능한 속도 향상으로 카메라 셔터 속도를 꼽을 수 있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톤 매핑, HDR 처리 등 여러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카메라 앱도 시간이 갈수록 무거워지는 추세다. 셔터를 누르고 사진이 저장될 때까지 걸리는 지연 시간도 아이폰12가 조금 더 짧다.

■ 5G 탑재..LTE도 전작 대비 빠르다

아이폰12는 아이폰 중 최초로 5G 칩을 탑재한 제품이다. 아이폰12로 벤치비 앱을 이용해 LTE와 5G 속도를 측정한 결과 기존 LTE 대비 평균 3~5배, 최대 5배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무선망을 이용한 앱 다운로드 속도도 훨씬 빠르다.

LTE(왼쪽)와 5G(오른쪽) 벤치비 속도 비교 결과. (사진=지디넷코리아)

단 28GHz 밀리미터파(mmWave) 지원 모델은 미국에만 출시된다. 국내 모델은 이를 지원하지 않지만 통신사들이 이 대역폭을 당분간 B2B 용도로만 활용할 계획이다. LTE보다는 확실히 빠르지만 3G에서 LTE로 넘어갈 때 느꼈던 극적인 체감속도 변화도 없다.

비싼 요금 대비 효용성에 의구심이 들어서 여전히 LTE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도 아이폰12는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전작까지 쓰였던 인텔 모뎀칩이 5G 지원을 위해 퀄컴 칩으로 바뀌면서 LTE 속도가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같은 LTE 환경에서도 탑재 모뎀에 따라 속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사진=지디넷코리아)

iOS 14를 탑재한 아이폰11과 아이폰12로 속도측정 앱인 벤치비를 이용해 확인한 결과 두 제품의 LTE 속도에 적게는 두 배, 많게는 세 배 가까운 차이가 있다. 전파 수신 감도가 떨어지는 지역이라면 이런 차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어두운 곳에서 더 밝은 사진 찍는 카메라

아이폰12는 가장 많이 쓰이는 광각(와이드) 카메라의 조리개값을 f/1.8에서 f/1.6으로 낮췄다. 조리개를 열 수록 더 많은 빛을 센서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사진 촬영에 훨씬 유리하다.

아이폰11(좌) / 아이폰12(우) 야간 사진 비교. (사진=지디넷코리아)

실제로 야간에 아이폰11과 아이폰12로 찍은 사진을 비교해 보면 야간 사진에서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같은 ISO 감도와 셔터 속도에서도 아이폰12로 찍은 사진이 더 밝다. 또 과거에는 야간 모드가 필요했던 장면에서도 야간 모드 없이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아이폰11(좌) / 아이폰12(우) 실내 사진 비교. (사진=지디넷코리아)

스마트 HDR3의 개선도 눈에 띈다. 실내에서 역광이 비치는 창 밖 풍경을 찍을 때, 혹은 빛과 그림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주간 사진을 찍을 때도 광량을 자동 조절해 최적화한다.

아이폰11(좌) / 아이폰12(우) 초광각 카메라 사진 비교. (사진=지디넷코리아)
초광각 카메라 촬영에서도 야간 모드를 적용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초광각(울트라 와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과도한 왜곡을 잡아주는 한편 아이폰11에서는 불가능했던 야간 모드 적용이 가능해져 보다 극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직물이나 털, 소파 등 복잡한 표면의 질감을 살리는 딥퓨전 기능도 자동으로 개입한다.

플레어가 나타나는 현상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아이폰11에서 나타났던 플레어 현상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직사광선이 비치는 야외, 혹은 조명이 매달린 천장 등으로 카메라를 돌리면 여지없이 플레어가 나타난다.

■ 제대로 활용하기 쉽지 않은 HDR 동영상

돌비비전 HDR로 10비트 영상을 찍는 기능은 올해 출시된 아이폰12 모든 라인업에 적용된다. 다만 최대 프레임 수에는 제한이 있는데 아이폰12/12 미니는 4K 30p, 아이폰12 프로/프로 맥스는 4K 60p 촬영이 가능하다.

같은 장소와 같은 시간에 아이폰11, 아이폰12로 촬영한 영상을 비교해 보면 명암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그림자가 지는 부분도 명확히 살아난다. HDR을 지원하는 4K TV 등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영상을 재생해 보면 그 차이가 상당하다.

돌비비전 HDR 영상을 재생했을 때와 프레임을 캡처했을 때 비교 사진. 실제 재생 화면과 밝기나 색감 등에서 차이가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대부분의 모바일 메신저와 소셜미디어 서비스는 아직 HDR 동영상을 온전히 지원하지 못한다. 또 돌비비전 HDR을 지원하지 못하는 기기에서 동영상을 재생하면 소위 '물 빠진' 색감의 결과물을 보게 된다.

영상 제작자들에게도 돌비비전 HDR 동영상은 편집하기 상당히 까다롭다. 돌비비전 HDR로 촬영된 영상을 온전히 편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아이폰에 내장된 사진 앱이나 아이무비, 혹은 다빈치 리졸브 17 정도다. 이를 온전히 지원하는 동영상 서비스도 유튜브 뿐이다. 호환성을 중시한다면 HDR 촬영 기능을 끄는 편이 낫다.

■ 유독 심해진 디스플레이 논란 '옥의 티'

아이폰12는 휴대성과 디자인, 카메라 성능 등에서 아이폰X(2017) 이후로 가장 큰 변화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인텔 모뎀에서 벗어나 퀄컴 칩으로 제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특히 영상 전문가들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닐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돌비비전 HDR 영상을 찍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 끌릴 것이다. 4K 60p 촬영이 꼭 필요하다면 모를까, 일반적인 소비자라면 아이폰12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다만 디스플레이 문제만큼은 여전히 찜찜함을 남긴다. 일부 제품에서 트루톤 기능을 활성화하면 지나치게 노란 기가 도는 문제, 화면 밝기를 최저로 내리면 화면 하단에 얼룩이 나타나는 문제, 또 완전한 검은색으로 촬영된 동영상을 재생할 때 화면이 간헐적으로 깜빡이는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출시된 아이폰12는 유독 디스플레이 관련 이슈가 많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매년 출시되는 아이폰 중 올해 출시된 아이폰12만큼 디스플레이 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진 적이 없다. 애플은 이런 현상이 "극히 일부에서 나타나는 문제"라고 설명하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기자는 매년 리뷰와 실사용을 위해 아이폰을 직접 구입하고 있지만 국내 출시 첫 날에 받은 아이폰12는 화면 색상 문제와 플리커 현상으로 반품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재구매한 아이폰12에서도 플리커 현상이 어김없이 나타났다.

이 문제가 소프트웨어 문제인지, 혹은 특정 디스플레이 제조사의 품질 문제인지는 아직도 명확히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아이폰을 교체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가 없다면, 이런 문제가 모두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합리적이다.

- 촬영 사진·동영상 원본 다운로드 (원드라이브) :

https://1drv.ms/u/s!Aj8f0v7tesPMgYZ1nlRq87H7WO16cw?e=dbn9E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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