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 수원과학대, 장안대, 협성대, 한신대, 오산대 등 6개 대학과 연합해 화성시, 오산시, 평택시가 속한 경기 서남부권을 창업 메카로 만들겠습니다."
임선홍 수원대 창업지원단장(경상대학 경영학부 교수)은 10일 "화성 등 경기 서남부권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친환경미래차 등 정부가 정한 3대 신산업의 창업 최적지"라며 이 같이 밝혔다.
임선홍 단장은 삼성전자에서 30여년 근무한 기업통이다. 미국에서 MBA 석사를 받고 경력으로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016년 4월까지 해외마케팅 및 브랜드 전문가로 북미 마케팅 총괄, 브랜드전략 팀장, 전략마케팅 팀장을 역임한 후 2016년 5월 수원대 경영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임 단장이 오기 전 수원대는 창업 불모지였다. "수원대를 창업 명문대로 만들어 달라"는 총장 부탁을 받고 임 단장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한달만에 청사진을 마련, 학교에 보고했다. 이 청사진을 본 학교는 창업지원단을 만들기로 결정했고, 2017년 1월 정식 발족했다. 초대 창업지원단장을 맡은 임 단장은 올 4월 경기 서남부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창업관련 정부 사업(초기창업패키지)에 선정되는 개가를 올렸다.
■수원대, 2017년 1월 창업지원단 신설...창업 명문대로 도약 나서
수원대 창업지원단은 2017년 1월 설립됐다. 창업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연구 시설과 인프라가 모여 있는 미래혁신관 5층에 자리잡고 있다. 브랜딩 전문가인 임 단장은 미래혁신관 5층을 'WoW! Valley'라 명명했다. 수원대가 위치한 곳이 ‘와우리’인 데다 'WoW!(놀라운) 성과'를 내자는 의미에서다. 'WoW! Valley'에는 공유오피스를 비롯해 아이디어 라운지, 스타트업 랩, 메이커 스튜디오, 머신러닝랩, 아이디어팩토리 등 창업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추고 있다.
기업가정신센터를 비롯해 △고운창업지원센터 △창업보육센터 △화성시창업지원센터 등 5개 센터로 이뤄져 있다. 지난 3년간 총 53억원을 투입해 여러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4차 산업혁명 선도인력 양성훈련과 청년 TLO(Technology Licensing Officer)육성 사업, 화성시 드론 창업과정 등이 대표적이다.
수원대는 창업지원단을 필두로 대학을 창업 요람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국내 대학 최초로 2017년 2월 ‘기업가정신’ 교과목을 2학점 짜리 교양필수 과정으로 신설했다. 올 1학기 현재 누적 7154명이 이 과목을 수강했다. 수업 방식도 기존 교과와 완전히 다르다. 다학제 혼합팀을 구성해 협업과 소통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문제해결 방식(PBL)의 자기주도적 창의 융합 수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수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도전과 창조- 기업가정신'이라는 제목의 교재도 직접 만들었다.
임 단장은 "기업가정신은 기업가가 되려는 게 아니다. 문제에 스스로 도전하고 답을 찾아가는 정신"이라며 "창의와 도전, 열린 마음을 중시하는 쪽으로 대학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대는 창업친화적 학사 및 인사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창업휴학제와 교원창업제를 시행하고 있다. 가상현실 영상 콘텐츠 기술을 개발하는 교원 창업 사례도 1건이 나왔다. '드림 스타트업 마일리지'라는 장학제도를 운영, 185명에게 장학금도 수여했다. 앞으로 창업특기생 제도와 창업학점 인정 및 교류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창업지원단 기업가정신센터장을 맡고 있는 최종학 교수가 '2019 세계기업가정신 주간' 행사에서 우수 사례상을 받기도 했다.
■"2023년까지 글로컬 창업선도 대학 도약"
수원대는 올 4월 중기부가 시행하는 초기창업패키지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중기부의 대표적 창업 지원 사업이다. 3년 미만 창업 기업의 성장을 돕는다. 최대 1억원까지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고 다양한 성장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사업 기간은 2022년까지 3년이다. 수원대가 정부 창업 사업에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전국에서 기존 20곳이 탈락하고 7곳이 새로 선정됐는데, 수원대는 경기 서남부권에서 유일하게 뽑혔다.
사업 선정을 계기로 수원대는 오는 2023년까지 글로컬 창업선도대학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설정,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다. 올 4월 1차 지원 기업을 모집했는데 무려 163곳이 서류를 접수, 경쟁률이 10대 1이 넘었다. 서류 및 발표 평가를 거쳐 지난 6월 최종 15개 지원 기업을 선정했다. 이들 선정 기업의 평균 업력은 1년 3개월, 연매출은 16.3억, 직원수는 4.7명에 달했다. 최우수 기업에 뽑힌 파인원(대표 고재생)은 QD-OLED 대형 8세대 박막 증착 캐리어 모듈 기업으로 올 8월 화성에 공장을 완공했다. 15개 기업 외에 추경(4.1억)으로 지난 10월말 5개 기업을 추가로 선정, 지원 기업이 20개로 늘었다.
■'G-HOP'로 창업 300곳 등 '333' 달성
수원대 창업지원단이 추진하는 사업 중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이 'G-HOP'다. 경기 서남부권에 있는 화성시, 오산시, 평택시가 힘을 합쳐 이 지역을 벤처 메카로 만들자는 지역 연합 프로젝트다. G는 경기도와 글로벌을, H는 화성시, O는 오산시, P는 평택시를 뜻한다. 경기 서남부권이 벤처 요람이 되기 위해 수원대, 수원과학대, 장안대, 협성대, 한신대, 오산대 등 관내에 있는 6개 대학이 하나로 뭉쳐 'G-HOP'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6개 대학 학생수만 해도 5만2000명에 달한다.
임 단장은 "화성, 평택, 오산, 안성 등 경기 서남부 4개 도시의 인구는 176만명으로 용인과 수원시보다 많다. 그럼에도 경기 서남부 지역은 창업 주관기관이 하나도 없는 등 그동안 창업 지원에서 소외됐었다"면서 "G-HOP를 발판으로 경기 서남부가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창업 메카가 되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임 단장은 'G-HOP'을 통해 2022년말까지 '333'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창업 300개와 고용 3000명,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임 단장은 특히 "경기 서남부가 정부가 강조하는 3대 신산업(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의 창업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시스템반도체는 삼성전자, 바이오헬스는 향남산업단지, 친환경미래차는 현대,기아 남양연구소가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G-HOP' 대학이 각각 가진 강점도 충분히 살린다. 컨소시엄 중심에 서 있는 수원대는 스마트팩토리, 바이오헬스, 친환경 미래차 등 다방면에 강점을 갖췄다. 수원과학대와 장안대는 스마트뷰티 분야, 오산대는 친환경미래차 분야, 한신대는 소셜벤처, 협성대는 스케일업 분야가 강하다.
화성시의 기업 인프라도 탁월하다. NICE 평가정보 빅데이터 서비스에 따르면 화성시는 기초단체별 창업 기업 수가 경기도 1위, 전국 4위다. 무엇보다 화성시는 인구 증가가 가파르게 진행, 2019년 현재 85만여명에 달한다. 제조업 밀집도도 경기도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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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단장은 "앞으로 'G-HOP' 참여 대학을 늘려가겠다"면서 "화성과 오산, 평택 뿐 아니라 안성, 여주, 이천 등의 대학과도 협업해 경기 서남부권, 나아가 경기도를 아우르는 창업 허브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원대는 AI와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가상 및 증강 현실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에 기반한 글로벌창업대학원도 내년 3월 문을 연다. 정규 석사과정이다. 오는 20일까지 서류를 접수 받는다. 예비 및 초기 창업기업과 여성기업 임직원, 창업보육매니저 등 창업기관 담당자, 국내외 창업경진대회 수상자 등은 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