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교육,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더 강해진다"

[인터뷰] 오상훈 럭스로보 설립자·김대연 한국엡손 이사

디지털경제입력 :2020/11/10 09:15    수정: 2020/11/10 15:13

김대연 한국엡손 이사(좌) / 오상훈 럭스로보 설립자(우) (사진=지디넷코리아)
김대연 한국엡손 이사(좌) / 오상훈 럭스로보 설립자(우) (사진=지디넷코리아)

온라인 교육은 코로나19가 급격한 확산세를 보이던 올 상반기부터 주목받았다. 현재는 각급 학교 뿐만 아니라 대학교 등 고등교육기관, 사교육 시장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온라인 수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교육은 교실이나 강의실에서 진행되던 기존 수업에 비해 상호작용이 부족하고 학습 능률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또 코로나19 이후에는 온라인 교육이 힘을 잃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그러나 지난 5일 서울 강남에서 기자와 만난 오상훈 럭스로보 설립자와 김대연 한국엡손 이사는 "온라인 교육은 아직도 발전의 여지를 남기고 있으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오히려 더 많은 학습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온라인 교육, 시행착오 겪으며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것"

올 상반기 코로나19 유행 이후 많은 나라가 교실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에서 수업을 진행해야 했다. 이런 온라인 수업이 기존 사교육 시장에서 진행되던 동영상 강의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특별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오상훈 설립자는 "온라인 교육은 맞춤형 교육 차원에서 이미 도입이 시작되고 있었고 코로나19로 가속되었을 뿐이다. 또 현재 온라인 교육 플랫폼은 급조된 것이 맞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현재 지적되는 문제점들은 대부분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상훈 설립자는 ”온라인 교육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주목받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김대연 이사는 "온라인 수업은 기존 교실 수업에서 쉽게 전달할 수 있었던 표정이나 억양 등 비언어적 상호작용이 어려웠다. 특히 칠판 필기(판서)가 전달되지 않았다.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전개하는 인터랙티브 프로젝터는 필기 내용을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달 가능해 이런 문제 해결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온라인 수업, 학력 격차 줄이는 계기될 것"

코로나19 종식 이후 올해, 혹은 내년에 온라인 수업만 들었던 초등학교 저학년, 혹은 중학교 저학년의 학력 격차가 심각하게 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오상훈 대표는 이런 문제가 사실 과거에도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오상훈 설립자는 "공교육은 선생님들의 교육이 수도권과 지방에 큰 차이가 없으며 어느 정도 평준화되어 있다. 과외 등 사교육 시장에 접근 가능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차이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은 평등하지 않다'는 교육계의 격언이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더 많은 교육을 시킨다. 그런데 이런 격차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존재했다. 과거부터 존재했던 격차가 심각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연 이사는 ”온라인 교육이 오히려 지역간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김대연 이사도 "사교육 시장에서도 온라인 수업이 활성화되면 오히려 사교육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디지털 칠판보다 프로젝터가 유리해"...이유는?

온라인 수업은 학원 등 사교육 시장에서도 생존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됐다. 그러나 기존 화상회의 소프트웨어는 자료 공유나 전달, 상호작용 측면에서 교육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김대연 이사는 "엡손이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전개하고 있는 인터랙티브 프로젝터는 센서 정밀도를 더 높여 필기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외부 회사와 협업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엡손 EB-1485Fi를 적용한 수업 환경. (사진=한국엡손)

오상훈 설립자는 "'에듀테크'하면 대부분 디지털 칠판을 떠올린다. 그런데 디스플레이 자체에서 발산하는 열이 있고 또 오랜 시간 바라보면 눈에 피로가 온다. 또 수명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는 프로젝터 방식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온라인 교육 솔루션, 호환성 강화가 관건

현재 온라인 교육은 프로젝터 등 디스플레이와 필기 인식, 동영상 재생 등을 결합한 시스템 상에서 작동한다. 두 사람에게 앞으로 시스템의 발전 방향에 대해 물었다.

오상훈 설립자는 "디지털 칠판이나 프로젝터 제조사 중 학교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프린터 등 다른 기기와 유기적으로 결합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 이처럼 학교 내 다른 기기와 호환성을 강화하는 것이 숙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연 이사 역시 "굳이 PC가 아니어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제품이 필요하다. 내부에서도 호환성 문제를 많이 거론하고 있으며 PC 없이 작동하는 솔루션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온라인 교육, 코로나19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

오상훈 설립자는 "온라인 교육은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여전히 필요할 것이며 온라인 교육이 기존 수업을 100% 대체할 수도 없다. 오히려 지금부터는 코로나19 이후에 어떤 것이 필요할 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국내외 많은 대학교가 무료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런 교육 기관의 브랜드 파워는 저명한 교수와 직접 대면하고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에서 오는 것이다.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은 공존할 수 밖에 없다."

김대연 이사는 "올해 들어 등록만 하면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무료로 참관할 수 있는 세미나도 많이 늘어났다. 온라인 교육은 코로나19 이후에도 학생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에 더 많은 학습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오상훈 설립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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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훈 럭스로보 설립자는 2014년 광운대학교 로봇학부 졸업 후 스타트업 '럭스로보'를 창업했다. 2016년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로 작동하는 코딩교육용 로봇인 '모디'를 출시한 이후 전 세계 50여 개 국가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모디'는 2019년 CES 혁신상(로보틱스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8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젊은이 30인’에 이름을 올렸고 2019년 서울장학재단 비상임 이사, 교육부총리 미래교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