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와치독스 리전, 재미보다는 아쉬움을 남긴 게임

해킹 소재로 신선함 더한 오픈월드 게임...반복적인 게임 구성이 몰입 방해

디지털경제입력 :2020/11/05 11:13

유비소프트처럼 여러 종류의 오픈월드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개발사도 드물다. 큰 줄기의 이야기를 따라 필드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누비는 와중에 마주하게 되는 자잘한 사건을 처리하면서 이용자가 게임 속 세계에 몰입하는 오픈월드의 장점에 잠입 액션, FPS 등의 장르를 결합하는 것이 유비소프트 식 오픈월드 게임의 특징이다.

또한 유비소프트는 여기에 신화나 고대 이집트, 특수부대, 독재자에 맞서는 레지스탕스 등 다양한 소재를 엮어 스토리텔링까지 강화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10월 28일 출시된 와치독스 리전은 해킹을 소재로 한 유비소프트의 신작 오픈월드 게임이다. 브렉시트 이후 온갖 테러가 자행되는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현실적이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해킹 기술로 여러 미션을 수행하는 재미를 그려냈다.

와치독스 리전 메인 이미지.

와치독스 시리즈의 핵심인 해킹 시스템은 이번에도 두루 사용된다. CCTV를 해킹해서 상황을 살펴보고 드론을 해킹해서 주변을 둘러볼 수도 있다. 반대로 감시 드론을 해킹해서 추락시키거나 이렇게 감시를 소홀하게 만든 후 유유히 현장에서 벗어나거나 침입하는 식의 플레이도 할 수 있다.

여기에 여러 사연을 가진 런던 시민을 자신의 팀에 영입하고 이들을 이용한 플레이도 가능하다. 플레이 과정에서 시민 구성 집단마다 호감도가 떨어지기도 하고 높아지기도 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냐에 따라 영입 대상이 달라지는 것도 특징이다.

다만 장점만큼 많은 단점 때문에 게임의 신선함이 이내 희석된다는 점은 아쉽다. 캐릭터 동작은 엉성하며 전작에서 호평 받았던 파쿠르 모션은 대동소이하게 구성되어 박진감을 떨어트린다.

와치독스 리전 스크린샷.

또한  주요 스킬 대부분이 게임 초반에 몰려있어 게임이 진행되도 초반과 특별히 달라진 점을 느끼기 어렵다. 결국 초반에 하던 플레이를 나중에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느낌만 받게 된다. 미션 구성도 초반과 후반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더욱 이런 아쉬움은 크게 느껴진다.

다양한 이를 영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던 영입 시스템도 결국 공용 스킬을 각 요원이 공유하는 식으로 구성되서 여러 종류의 요원을 영입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 역시 초반의 신선함이 길게 이어지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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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단점은 최근 몇년 사이 출시된 유비소프트의 오픈월드 게임에 공통적으로 지적됐던 것이다. 처음 1~2시간은 무척 재미있지만 엔딩으로 가면 갈 수록 게임이 질린다는 평가는 와치독스 리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쓰는 요원만 쓰게 된다'는 평가는 유비소프트가 3년 전 출시한 파크라이5의 용병 시스템에도 똑같이 적용됐던 평가다.

와치독스 리전을 한 줄로 평가하자면 재미는 있지만 기대만큼은 아닌 게임이라고 하겠다. 플레이를 할 수록 더 재미있을 수 있는데 왜 이 정도 선에서 멈췄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