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업/오드컨셉] 패션AI 대표주자...세계적 커머스AI 기업이 꿈

'픽셀' 사용자 월 1000만명 달해..."5년내 탐색 시간 제로로 만들 터"

중기/벤처입력 :2020/11/03 16:48    수정: 2020/11/05 15:00

"온라인 쇼핑객이 원하는 제품을 찾는데 현재 17분 정도 걸립니다. 이를 5년내 제로(0)로 줄이겠습니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세계적 커머스AI 기업이 되는 겁니다."

김정태 오드컨셉 대표는 2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오드컨셉은 패션 및 커머스AI의 국내 대표 기업이다. 인공지능 용어가 생소하던 2012년 5월 설립, 이후 비전AI 기술 과 서비스에 매진해왔다. 차별화한 AI 서비스로 기존에 맛 보지 못한 이커머스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출범했다. 2017년 1월 첫 패션 AI 서비스인 '픽셀(PXL)'을 선보였다. 이미지의 가장 작은 요소인 '픽셀(Pixel)' 단위로 이커머스를 세세히 분석, 개개인이 원하는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AI 서비스다.

김 대표는 "국내 순 사용자가 월 1000만명이나 된다"면서 "클라우드 기반 정액제인 '사스(SaaS)' 방식으로 공급한다"고 말했다. '픽셀' 고객사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늘었다. 6월 현재 200곳을 돌파했다. 올초까지만해도 3년간 누적 고객사가 100곳이였는데 서비스가 탄력을 받으면서 올해 들어 빅 점프를 했다. 김 대표는 "우리같은 AI 서비스 모델은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강조했다. 연말까지 '픽셀' 고객사 목표는 400곳이다.

김정태 오드컨셉 대표가 강남 사무실에서 회사 비전을 말하고 있다.

오드컨셉은 수출에도 두 팔 걷고 나서고 있다. 현재 일본,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 진출했다. 특히 이중 싱가포르는 현지 업체를 인수하며 현지 시장에 상륙했다. 미국에는 연구 지사도 뒀다.

스타트업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가 투자유치다. 오드컨셉은 현재까지 누적 100억 원을 투자 유치 했다. KB증권과 HB인베스트먼트, 신한캐피탈-키움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SBI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사로 참여했다. 김 대표는 "커머스 분야 AI 기업 중 100억원 규모 자금을 유치한 곳은 오드컨셉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김정태 오드컨셉 대표와의 일문일답.

-오드컨셉은 어떤 회사인가

"온라인에서 스타일리스트를 파견하는 회사다. 그런데 그 스타일리스트가 사람이 아니라 AI다. 궁극적으로는 커머스 AI 전반을 공략하는 게 목표다. 패션은 커머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패션을 비롯해 사람의 시각적 간여도가 높은 상품 카테고리에는 우리가 개발한 AI를 다 적용할 수 있다. 요즘에는 시각을 넘어 텍스트까지 연구하고 있다. 소비자 관심 상품을 AI로 분석해 개인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는 '픽셀'이 주력 제품이고, 이외에 이미지 속성 분석 서비스(PXL.TAG), 유사 상품 추천 서비스(PXL.SEARCH), 스타일 제안 서비스(PXL.STYLE), AI 타겟팅 광고(PXL.AD) 같은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름이 독특하다.오드컨셉은 무슨 뜻인가.누가 지었나

"내가 지은 이름이다. 오드컨셉이 설립된 2012년만 해도 머신러닝과 딥러닝이라는 말은 생소한 단어였다. 당시 내가 비전AI를 이야기 하면 사람들이 "이상한 생각(오드 컨셉) 하지 말라"고 했다. 그 '이상한 생각'이 아예 사명이 됐다. 그런데 이제 이상한 생각이 스탠더드가 됐다(웃음). 지금은 이렇게 말한다. 클리어한 컨셉을 가진 오드한 피플이 모여 있는 회사라고. 오드(odd)는 특이하다는 뜻도 있다."

-2012년에 오드컨셉을 설립했다. 알파고가 나오기 4년전이다. AI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나

"2008년부터다. 학부 전공이 경제학이다. 하지만 어릴때 꿈은 게임 개발자가 되는 거 였다. 대학 졸업 후 국내 컨설팅 회사에 들어갔다. 당시 커머스쪽 프로젝트를 했다. 이때 AI를 알게 됐다.  AI겨울이 끝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창업을 한 건가

"그렇다. 2012년 5월 오드컨셉을 설립했다. 맨땅에 헤딩 많이 했다(웃음). 오드컨셉 설립 전 4년간 개인사업자로 있으면서 데모만 신물 나게 했다. 당시 고생하던 멤버들과 지금도 같이 일하고 있다. 데모 말고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드컨셉을 설립했다."

김정태 오드컨셉 대표가 회사 사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패션AI를 아이템으로 잡은 이유는

"엔지니어나 연구원이 보통 옷을 잘 못 입는다. 창업 초기에 모두 모여 무슨 문제를 해결할까  얘기 하던 중 다들 옷 때문에 고생하는 걸 알게됐다. "우리 문제부터 해결하자"고 의기투합해 패션AI 쪽으로 사업 아이템을 잡았다."

-현재 의료AI로 꽤 유명한 기업도 패션AI를 하는데 도움을 줬다던데

"의료AI로 지금 잘 나가는 기업이 있는데, 그 기업이 2014년만 해도 패션AI를 했다. 우리한테 원피스를 보여주며 "상반신과 하반신을 구별하는게 어렵다"고 하더라. 그런데 우리 기술로 해보니 2주만에 문제를 해결했다. 패션AI에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패션AI 서비스 '픽셀'은 언제 나왔나

"2017년 1월이다.  비전AI 한다고 하니 들어온 첫번째 사업 문의가 패션이였다. 이어 커머스 쪽에서 잇달아 문의가 왔다. 설립 초기에는 커머스 전반을 다뤘고, 이후 패션으로 아이템을 좁혔다."

-'픽셀'이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고 수명 연장도 준다는 건 무슨 말인가

"사람들은 보통 4단계로 온라인 쇼핑을 한다. 브라우저로 탐색하다 맘에 드는 걸 발견하면 클릭해 장바구니에 담고 구매한다. 문제는 탐색과 발견이다. 이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 보통 17분 걸린다.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는다. '픽셀'은 17분 걸리는 탐색 시간을 12분대(12분10초)로 축소했다. 기존보다 28%(4분 50초)나 줄였다. 그만큼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18세에서 60세까지 매일 온라인 쇼핑을 한다고 가정하면 1150시간(약 47일)이나 절약해 준다. 스트레스도 그만큼 덜 받으니 생명을 47일간 연장한 거나 마찬가지다.(웃음) 5년내 온라인 탐색 시간을 제로(0)로 줄이는게 목표다."

-'픽셀'과 같은 서비스가 국내외에 얼마나 있나

"패션 카테고리에 AI를 접목한 분야는 다양하고, 클라우드 상용 서비스를 하는 곳은 있지만, 우리가 하고 있는 분야에서 전체 기술을 가지고 서비스하는 곳은 우리가 유일하다."

-회사 맨파워는 어떤가

"직원은 40명이다. 이중 기술 인력이 60%다. 스타트업이지만 원천 연구도 꽤 하고 있다. 직원 학력을 보면 조지아텍과 동경공업대, 퍼듀대 석박사도 있다. 경력은 마이크로소프트, IBM, 야후 재팬,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바이두, 페이스북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다. 오는 16일~20일 자연어처리 분야 세계 최고 국제 학회 행사인

EMNLP(Empirical Methods in Natural Language Processing)가 열린다. 이때 우리가 연구한 논문을 정규 세션에서 발표한다."

-스타트업이 원천연구까지 해야 하나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끌어온다. 특히 개발자는 그렇다. 직원들에게 최고로 보상하고 싶다"

김정태 대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2012년 오드컨셉을 설립했다.

-매출 및 고객사는 어떤가

"매출은 일반 AI기업보다 많다. 고객사는 작년말까지 3년간 누적 100곳이였다. 올들어 고객사가 크게 늘면서 6월 기준 200곳이 넘었다. 올해 목표는 400곳이다. 작은 브랜드몰부터 종합몰까지 고객군이 다양하다."

-해외 수출도 하나

"아태 지역 유명 커머스 기업들이 우리 AI 서비스를 사용한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에 진출했다. 미국에는 연구원들을 위한 지사가 있다."

-AI패션 분야 시장 규모와 산업 동향은 어떤가

"레이블링은 약 10억 건의 상품이 온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업데이트를 감안하면 연간 900억 정도 시장이다. 전세계 패션 디자이너는 약 4만명 정도다. 한국 평균 연봉으로 계산하면 1조8000억원 정도 되는 규모다.  AI가 패션 디자이너를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 기계가 만든 디자인을 다시 검수하는 인력이 필요하고, 디자이너 직업 특성상 기획, 패턴, 머천다이징 관련 인력이 필요하다. 제조 분야 자동화는 의미가 있다. 티셔츠 같은 비교적 단순한 봉제 과정에 자동화가 필요하다."

-특허 및 출원은 얼마나 했나

"AI는 수상보다 특허나 논문이 더 중요하다. 논문은 여러 건 발표했다. 앞으로 발표할 논문도 꽤 된다. 전체 특허 수는 74건이다. 국내 특허는 14건 출원에 등록이 25건이다. 해외 PCT 출원도 꽤 많다. 11개국에 특허를 낸 것도 있다."

-투자 유치액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투자유치액이 약 100억원 정도다. 커머스AI로는 가장 많은 액수다. 투자사 중에는 KB증권, 신한캐피탈-키움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SBI인베스트먼트 등 이 있다. SBI인베스트먼트 포함해 일본 투자사도 두 곳 있다. 가장 최근에 받은 투자는 올 2월이다."

관련기사

-상장 계획이 있나. 5년후나 10년후 모습은?

"우리가 당장 목표로 하고 있는 건 탐색 시간을 0으로 하는 거다. 5년내 목표다. 이 과정 중 상장이라는 이벤트가 있을 것 같다. 세계 인구의 70%가 패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보고서가 있다. 우리가 만든 AI서비스는 사람을 대신해 최적의 쇼핑을 해준다. 사람은 결정만 하면 된다. 무엇을 골라야 하는 스트레스를 없애 준다. 패션과 관련해 우리처럼 많은 데이터를 가진 곳이 없다. 하루에 1300만건 이상 패션 이미지 데이터가 우리에게 들어온다. 한국에서만 '픽셀'의 월간 순 사용자가 1000만명이나 된다. 현재의 패션AI는 우리가 하려는 커머스의 일부다. 준비중인 사업 분야가 몇 개 더 있다. 테스트 중이다. 어떤 아이템은 벌써 매출이 나오고 있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세계적 커머스 AI기업이 되는 거다. 패션은 커머스 중 가장 어려운 분야다. 패션에서 성공하면 다른 분야서도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