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문쿨답]전동킥보드 사고…10명 중 9명 "안전 문제 있다”

이용 자격 완화한 개정안에 ‘부정적’ 의견 많아

인터넷입력 :2020/10/29 14:18    수정: 2020/11/03 16:48

공유형 전동킥보드 사용이 크게 늘면서 관련 사고 사례가 자주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유킥보드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모양새다.

설문 조사 결과 10명 중 6명은 전동킥보드 안전 문제에 대해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또 3명은 ‘경각심을 가져야할 정도의 문제’라고 밝혀, 전동킥보드에 대한 대중들의 문제 인식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9명이 전동킥보드 안전에 불안감을 표한 것이다.

최근 인천에서는 공유킥보드를 탄 한 고등학생이 택시와 충돌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함께 킥보드를 탄 여성도 크게 다쳐 치료 중이다. 이처럼 공유킥보드 한 대에 두 명이 타거나, 헬멧을 쓰지 않고 사람이 많은 인도를 달려 ‘도로 위 무법자’란 비판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2월10일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전동킥보드 이용 자격이 완화돼 시민들의 걱정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에는 ‘2종 보통 혹은 원동기 면허를 소지한 만 16세 이상’만 이용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면허 없이도 만 13세 이상’이면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다. 또 헬멧 등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아도 처벌되지 않는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모바일 설문 플랫폼 오픈서베이와 공유킥보드에 관한 설문조사를 지난 28일 실시했다. 서울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20~50대 남녀 3천302명 중 1천명이 응답했으며, 표본오차는 ±3.10%p(95% 신뢰수준)다.

공유킥보드 인지도 1위 '라임'...전동킥보드 "직접 이용해 봤다" 16.0%

먼저 공유킥보드를 보거나 직접 이용해본 경험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68.5% 응답자가 ‘거리에 세워지거나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을 봤다’고 답했다. ‘직접 이용해 봤다’고 답한 응답자는 16.0%였고,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15.5%였다.

이어 다양한 공유킥보드 업체들이 경쟁하는 가운데, 알고 있는 공유킥보드 브랜드를 모두 골라달라고 했다. 그 결과 외산 브랜드인 ‘라임’(39.3%)이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킥고잉’(33.1%), ‘씽씽’(28.0%), ‘고고씽’(26.2%), ‘빔’(22.0%), ‘스윙’(18.0%), ‘지쿠터’(15.0%)가 이었다. 지난 2월 실시한 비슷한 설문에서는 고고씽(33.6%)과 킥고잉(31.6%)이 선두권이었으나, 약 8개월 사이 미국에 본사를 둔 라임이 빠른 사업 확장으로 대중들에게 각인된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빔 역시 지난 2월 5.5%에 불과했던 인지도가, 이번 조사에서는 22.0%로 뛰었다.

전동킥보드 안전 문제 "심각하다" 58.5%

공유킥보드 사용이 늘면서 보행자나 차량과의 접촉 사고 또한 빈번해진 가운데, 안전 문제에 대한 대중들의 생각을 물었다. 그 결과 58.5% 응답자가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심각한 문제’ 보기를 선택했다. 이어 ‘경각심을 가져야할 정도의 문제’(34.2%)라고 답했다. ‘우려할만한 수준의 문제는 아니다’(3.8%), ‘별 문제 없다’(0.7%)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올 12월부터 전동킥보드 관련 새로운 법이 시행되는 항목을 알려주고, 이 같은 사실을 알았냐는 질문에는 ‘전부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는 알고 있었다’는 응답이 47.1%로 가장 많았다. ‘몰랐다’는 응답률은 45.3%, ‘전체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는 응답률은 7.6%였다.

전동킥보드 사용 자격 완화 "우려스럽다" 88.9%...자전거 도로 이용 확대도 우려

법 개정안 중 전동킥보드 사용 자격이 ‘면허를 소지한 만 16세 이상’에서, ‘면허 없이도 13세 이상’으로 완화되는 것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그 결과 ‘우려스럽다’는 응답이 88.9%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적절한 조치’라는 응답이 7.6%를 차지했으나, 우려스럽다는 반응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또 전동킥보드 사용이 ‘차도’에서 ‘자전거 도로’까지 확대되는 것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그 결과 ‘자전거 도로가 인도와 밀접해 있어 보행자 안전이 우려된다’는 보기를 가장 많이 선택(55.5%)했다. 이와 상반된 ‘자전거 도로에서 탈 수 있어 차도보다 편리하고 안전할 것 같다’는 39.3% 응답률에 그쳤다.

기타 의견으로 “법적 제한이 있어도 기존에 인도, 횡단보도 주행을 본적이 많다. 법이 있어도 실효성은 없는 듯 하다”, “자전거 도로가 잘 구비돼 있지 않아 우려스럽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보호장구 착용 의무 규정 완화에 '부정적'...거리 곳곳 주차 '불편'

개정된 법 시행으로 12월부터 보호장구 착용 의무 규정도 완화된다. 헬멧 착용이 의무화 되지만, 기존과 달리 범칙금이 부과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응답자의 78.0%는 보호장구 착용 의무화와 위반 시 범칙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공유킥보드 산업 발전과 이용자 편의를 위해 완화되는 것이 맞다는 응답은 16.7%에 그쳤다.

거리 곳곳에 주차된 공유킥보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59.6%가 ‘걸어다닐 때 불편하며 보기에도 썩 좋지 않다’는 보기를 선택했다. 반대로 곳곳에 놓여있어 이용 시 편리해 보인다는 응답은 28.9%로 나타났다. ‘별 생각 없다’는 응답은 9.0%였다.

"(전동킥보드) 유용하지만, 안전 대책 병행돼야"

끝으로 전동킥보드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응답자들의 평소 생각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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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유용한 서비스는 맞지만, 안전을 고려해 안전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보기가 57.2%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어 ‘안전 우려가 큰 만큼 보다 강력한 규제 정책과 제재가 선행돼야 한다’는 응답이 35.9%로 많았다. ‘규제보다는 진흥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6.4% 선택을 받았다.

지디넷코리아와 오픈서베이가 협력한 이번 설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결과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