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즈랩 유태준 대표 "AI 분야 넷플릭스 되겠다"

내년 상장 앞두고 구독형 AI 플랫폼 광폭 확장

컴퓨팅입력 :2020/10/28 11:10    수정: 2020/10/28 13:34

“넷플릭스에 볼 만한 영화가 있으면 이용자는 월 구독료만 내고 원하는 것을 다 볼 수 있다. OTT에 삼류 영화를 올려놓고 보라고 할 순 없지 않나.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로 과학 영재들이 엔진을 하나하나 개발해 올리고 있다. '마음AI' 플랫폼이 AI 분야 넷플릭스가 되는 날도 머지 않았다."

마인즈랩(www.maum.ai 대표 유태준)이 구독형 인공지능 서비스(AIaaS) 플랫폼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는 인터뷰 일성으로 인공지능(AI) 엔진과 서비스들이 넷플릭스 콘텐츠처럼 이용자들에게 선택받을 만큼 유용하고 다채로워야 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는 뜻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 대표는 최근 경기도 분당 마인즈랩 사무실에서 진행한 본지와 인터뷰에서 상장을 비롯한 회사의 중장기 계획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포부를 밝혔다.

마인즈랩은 AIaaS 플랫폼 마음AI를 운영 중이다. 데이터 정제에서부터, AI 모델 학습, AI API 엔진, 여러 기술을 레고 블록처럼 종합한 애플리케이션, 엣지 컴퓨팅까지 총 5개의 층위로 플랫폼을 꾸렸다.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

AI 서비스가 다양하다는 점에서만 넷플릭스를 닮았다는 게 아니다. 한 계정 당 월 9만9천원을 지불하는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면서 회사는 꾸준하고 예측 가능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월정액을 내고 플랫폼 내 엔진과 서비스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심심찮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중을 타깃으로 한 서비스지만, AI·빅데이터 같은 특정 분야 전문가들만 사용하는 AI 플랫폼을 구독형으로 제공한다면 수익이 날까? 이에 유 대표는 마케팅·영업 등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고객관리관리(CRM)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 세일즈포스를 예로 들었다. 세일즈포스도 구독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SAP,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경쟁자들과 겨루고 있다.

유 대표는 "세일즈포스도 비즈니스 소프트웨어로 사업하는 회사다"면서 "약 2년 전 세일즈포스의 매출 구성을 보면 약 20조원이었는데, 그중 8조원이 직영사업으로 벌고 12조원은 PaaS(서비스형 플랫폼, AIaaS와 유사)로 벌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해 3월 마음AI를 출시한 이래 7월 기준 2천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탑재한 엔진API 수는 9종에서 34종으로, 클라우드 AI 서비스는 5종으로 확대했다.

이 같은 확장에 탄력을 받아 마인즈랩은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이용해 내년 5~6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4년 설립된 마인즈랩은 5년 만에 AI 기술 및 사업 역량을 인정받아 총 26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기업가치는 930억원에 달한다. 작년에만 173억원을 투자받았다.

마음 AI 서비스 영역

특히 구독형 모델을 도입한 이래 회사 매출 구성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고 유 대표는 강조했다. 또한 고객사 구성이 특정 산업에 치우쳐 있지 않고 정부·공공기관, 금융권, 통신·IT, 제조·유통, 교육·출판 등에 두루 걸쳐져 있다.

설립 당해엔 매출 없이 인건비 등 비용 지출로 적자가 9억원에 달했고 2016년에서야 매출 25억원, 영업이익 3억원을 달성했다.

2018년엔 매출을 105억원까지 끌어올렸으나 유 대표는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수익 구조에 과감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SI(구축형) 방식으로는 매출과 비례해 투입되는 인력과 비용이 늘어나게 되는데, 플랫폼 기업의 경우 초기 투자가 많은 대신 이후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성장 커브가 가팔라지기 때문이다.

마음 AI 관련 지표 및 MAU 증가에 따른 매출 변화 그래프

유 대표는 “AI 분야의 넷플릭스를 따르는 비즈니스 모델이다보니 인프라 투자 같은 고정 비용은 드는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고정비를 넘어 손익분기점을 언제 넘기느냐는 게임을 하고 있다”며 “작년 하반기 마음AI 사용자 수는 0이었는데 지금은 2천명을 넘어서 이들이 한 달에 2억번 정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투자자는 물론이고, 앞으로 우리에게 투자할 사람들까지 모두 보호해야 하므로 지속적인 매출과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마인즈랩 초창기엔 매출의 90%가 콜센터 관련한 것이었는데 지금은 클라우드 API 등 다른 층위의 사업들까지 황금비율로 바뀌고 있다”면서 “최근엔 금융사들이 안전하게 쓸 수 있는 기술을 클라우드에 올리는 작업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음AI 플랫폼은 한창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기존 4개 층위였던 마음AI 플랫폼은 최근 엣지 컴퓨팅 영역 추가로 5개 층위로 확대됐다. 인공지능 연산을 해내는 ‘뉴럴칩’을 디바이스에 끼워넣어 어떤 기기와도 엣지 플랫폼과 유연하게 연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원시 CCTV 영상 데이터 구축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폭행, 절도 등 이상행동이 감지됐을 시 바고 관제사에게 알리는 솔루션을 엣지 AI 기술에 적용했다.

전용 AI 칩을 기반으로 엣지 AI 디바이스 개발.

유 대표는 “범죄 행동에 대한 학습은 CCTV 데이터를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직접 활용하진 못하고, 재현을 해서 800시간 정도 데이터를 만들어야 한다”며 “작년에 해당 정부 사업을 수주해 AI 허브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회사는 상장 전까지 고객 니즈에 맞춰 여러 가지 목소리를 내는 AI 아바타 등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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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표는 “음성기술, 자연어처리, 질의응답, 비전 기술 등이 총 망라된 확실히 차별화 된 AI 휴먼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한번 CES에서 데모용으로 선보이고 끝내는 게 아니라, 가령 콜센터라고 하면 상담사 200명 목소리가 다 다르게 나오도록 구현해 언제든지 마음 AI 홈페이지에서 써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인즈랩은 2014년 AIaaS 플랫폼 사업자를 표방하며 설립된 AI기업으로, AI 핵심 알고리즘부터 AI 엔진, 플랫폼에서부터 AI서비스까지 통합적인 가치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8년 국무총리상 수상, 장관상 수상에 이어 2017년에는 포브스아시아가 주목해야 할 '한국의 10대 스타트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