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가 그동안 유럽과 일본에 의존해온 수력발전 핵심 부품 '수차 러너(Runner)'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다. 물의 위치에너지를 회전에너지로 전환하는 부품으로, 노후 설비 교체 시 비용 절감과 국내 기업의 기술력 향상, 해외 시장 진출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수자원공사(사장 박재현)는 50메가와트(MW)급 규모의 수력발전설비의 핵심부품인 수차 '러너(Runner)'를 100% 국산기술로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국산화 개발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부터 올해까지 5년4개월간 진행됐다.
수력발전은 위치에너지를 회전에너지로 변환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방식이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이 수차 러너를 회전시키면, 이 때 발생하는 회전에너지로 발전기를 가동한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중규모 급 수력발전용 수차는 대부분 1970~1990년대에 일본·유럽 등으로부터 들여온 제품이다.
공사가 개발한 수차 러너는 설계부터 제조와 실험까지 모든 과정을 국산화한 결과물로 꼽힌다. 특히, 50MW급 개발은 국내 최초 사례로 관련 설비 중 국내 최대 용량이다. 약 2천400가구가 1년간 사용 가능한 연간 약 7.5만메가와트시(M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수차 효율도 세계 최고 수준인 94.7%에 달해 외국산 설비보다 월등하다. 이에 따른 발전량 증가는 연간 533.3이산화탄소톤(tCO2)의 온실가스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자원공사는 2030년까지 사업비 6천428억원을 투입, 안동·남강 등 전국 10개 수력발전소의 노후 설비를 점진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중규모급 수력발전설비(25MW~60MW) 교체 시 외국산 설비와의 경쟁에서 성능·가격·설치 측면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며 "성능을 실증한 합천수력발전소의 경우, 1989년 준공 이후 30년 이상 운영해온 노후 설비를 국산 설비로 교체해 28억원의 도입 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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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은 "민간기업과 공공부문이 5년 넘게 협력해 이룬 국산화 성과를 통해 청정에너지인 수력발전의 대외의존도를 크게 낮출 것"이라며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는 한편 해외 수력발전 시장에서도 우위를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수력협회(IHA)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전세계에 약 850GW(기가와트)의 수력발전 용량이 추가로 구축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 수력발전 용량인 6천728MW의 320배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