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 여름 발생한 대규모 홍수 피해와 관련, 댐 관리 주체인 한국수자원공사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댐 방류량을 조절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음에도 부정확한 강우량 예측으로 사전 방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19일 수자원공사 대상 국감에서 "수자원공사가 강우량 예측을 잘못해 사전 방류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의원이 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8월 7일 오전 9시 전북 진안 용담댐 상류지역의 8월 7~8일 강우량을 110밀리미터(mm)에서 170mm 사이로 예측했다. 이는 기상청이 당일 오전 5시에 발표한 강우량인 100~200mm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러나 실제 강우량은 전북 장수 312.6mm, 진안 433.5mm, 동향 383.0mm으로 공사의 예상을 훨씬 넘어섰다. 공사는 이후 8일 12시께 댐의 수위가 계획 홍수위에 다다르면서 초당 2천900톤에 달하는 물을 대규모로 방류했다. 결국 잘못된 사전 예측으로 방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수자원공사는 지난 8월 중순까지 강우량이 적을 것으로 예측해 댐의 사전 방류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며넛 "댐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자 이에 대량 방류를 해 댐 하류 홍수피해가 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상청과 수자원공사, 홍수통제소의 협력체제를 강화하고 홍수기에 댐 사전방류 기준과 절차에 대한 세밀한 매뉴얼이 필요하다"며 "홍수기일수록 댐 사전방류 기준과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가 댐 시설과 관련한 비상대처계획을 수립한 이후 5년 단위로 갱신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천법 제26조에 따르면 댐 관리자는 홍수 등의 위기상황에서 비상대처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따라 5년마다 보완·갱신돼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은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댐·저수지 39개 시설 중 37개 시설이 비상대처계획 수립 이후 5년 단위 갱신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비상대처계획은 댐 붕괴 등 재난상황에서 댐 하류지역을 보호할 수 있는 최후수단인데 이를 갱신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안전불감증이 아니고서야 무엇으로 설명을 할 것이냐"고 질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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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측의 질타도 이어졌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환경부 장관과 수자원공사 사장이 댐 방류량 늘려 저수량 떨어뜨린다고 했고, 공사가 홍수통제소에 방류 요청을 하면 그 요청대로 인정되는데 민원 때문에 장관과 사장의 지시를 어기고 방류량을 줄였다는 것은 조직 기강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은 "홍수 사태에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수해 피해에 대해서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정부 위원회를 통한 홍수 평가에 대해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결과가 나왔을 때 책임질 부분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