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甲플릭스”…망 부담 책임 회피에 질타

국회, 트래픽 부담 일으키는 만큼 책임도 져야

국회 국정감사에서 넷플릭스에 네트워크 트래픽 부담을 일으키면서 책임지지 않으려 한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23일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와 방송통신위원회 재정 절차 중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망 이용료를 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며 “넷플릭스를 두고 갑플릭스라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망 이용료 협상 과정에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방통위가 중재안을 마련하는 재정 절차를 수개월 동안 진행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돌연 민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그동안의 행정절차는 무위로 돌아갔다.

넷플릭스가 법무법인 김앤장을 내세워 SK브로드밴드에 제기한 소송은 네트워크 이용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변재일 의원은 “방통위 재정 절차에서 뜻대로 되지 않으니 소송을 제기한 것 아니냐”며 “망 이용료를 낼 생각이 없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팀장은 “SK브로드밴드에서 재정 절차를 신청해 수개월 동안 성실하게 입장 교환을 했는데 이 문제는 궁극적으로 법리 절차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변재일 의원은 또 “미국에서는 컴캐스트, 버라이즌, AT&T, 타임워너케이블에 망 이용료를 내고 있지 않냐”고 묻자, 연주환 팀장은 “제가 알기로 전세계 수천개 ISP 어디에도 한국 ISP가 요구하는 형태의 망 이용료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망 이용료를 회피하면 최종적으로 소비자에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변 의원은 “ISP 네트워크를 무상으로 이용하면 소비자에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 협상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결국 이용자에 부담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윤영찬 의원은 넷플릭스의 최근 분기실적 발표를 인용해 트래픽 증가에 대한 책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실적발표 공개서한에서 한국과 일본의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신규 가입자의 46%가 이 지역에서 나왔고 수익은 66% 증가했다고 공개했다”면서 “서비스를 정작 제공하는 공급자는 트래픽의 책임이 없다고 얘기하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오픈커넥트가 있다고 하는 것은 넷플릭스가 만든 제도고 트래픽을 유발하는 책임을지지 않는 것이냐”고 덧붙였다.

조세 회피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국세청은 지난 8월 넷플릭스 한국법인을 상대로 조세 회피 혐의에 따라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본사에 경영자문료를 지급하는 식으로 세금을 회피하면서 국내 수입을 해외로 옮겼다는 혐의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있는데 탈세 논란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주환 팀장은 이에 대해 “국내법에 따라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있다”며 “국세청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