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출장길에 올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오전 귀국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베트남 총리와 면담을 갖고 새로 건설 중인 스마트폰·가전·TV 등 사업장을 방문,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가 넘은 시각 서울김포 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했다. 도착 후 임시 진료소로 이동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베트남으로 출장을 떠났다.
이 부회장은 "일본도 고객들 만나러 한 번 가기는 가야 하는데"라고 언급해 다음 해외 출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과 일본이 '한일 기업인 특별입국 절차'에 합의하면서 일본이 이 부회장 출장지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부회장은 일본에 수출규제 이슈와 5G 사업 점검차 종종 방문해 왔다. 지난달에는 이 부회장이 직접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한일 기업인 출입국 제한 조치 완화를 요청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베트남 신규 투자 건에 대해서는 별 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지난 20일 이 부회장과의 면담에서 삼성의 반도체 공장 투자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삼성이 올 초부터 하노이에 짓고 있는 R&D센터를 언급하며 앞으로 삼성이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최대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신축 R&D센터를) 2022년 말에 본격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겠으며 연구 인력이 약 3천명으로, 삼성그룹 연구개발 거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출장 기간 동안 삼성 호치민 법인(SEHC)을 방문해 생산 활동을 점검해 투자 확장 수요를 확인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그간 이 부회장을 만나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삼성은 1995년 호치민에 법인을 설립해 TV 생산·판매를 시작한 이래, 가전과 휴대폰, 디스플레이, 부품 등을 대규모 생산하고 있다. 삼성 베트남 휴대폰 생산규모는 3억대 규모 삼성전자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의 절반 이상이다.
이 부회장은 푹 총리와 면담을 갖고 베트남 R&D 센터 신축 공사 현장도 직접 찾았다. 이틀에 걸쳐 하노이 인근 박닌과 타이응웬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생산공장 등을 점검했다. 이후 22일에는 호치민에서 TV·생활가전 생산공장을 살펴보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이번 출장에 동행한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과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도 이날 귀국했다. 한 사장은 이날 내년 상반기 미니 LED TV 출시 계획에 대해 "당연하다. 많이 팔겠다"고 언급했다.
이 부회장과 함께 출국했던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은 22일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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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부회장은 2018년 10월에도 베트남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했으며, 2012년 10월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베트남 박닌 공장을 찾아 스마트폰 생산현장을 살펴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한 바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의 이번 베트남 출장 기간 동안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공판준비기일이 열리기도 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이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오는 26일에는 국정농단 사건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