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현대重 연합,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성공할까

GS건설 참전에 경쟁 가열…'자금력'이 승부 가를 듯

금융입력 :2020/10/22 18:25    수정: 2020/10/23 07:14

GS건설의 참전으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이 한층 가열되면서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독주 체제를 굳히는 듯 했던 현대중공업지주와 KDB인베스트먼트(산업은행 구조조정 자회사) 컨소시엄이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에 새로운 국면을 맞았기 때문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사모펀드(PEF) 도미누스프라이빗에쿼티와 컨소시엄을 꾸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며, 적격인수후보군(숏리스트)에 포함돼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GS건설 컨소시엄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놓고 진검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산업은행 본점 사진=산업은행 제공

그간 외부에서는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유력한 인수 후보로 지목해왔다. 유진기업과 글랜우드PE, MBK파트너스,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도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지만, 두산인프라코어와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현대중공업이 재무적 투자자(FI)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이유다.

또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민영화에 이어 또 한 번 손을 잡았다는 점에 미뤄, 산업은행이 KDB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현대중공업 측에 인수를 권유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재무적 투자자보다 안정적인 현대중공업에 두산인프라코어를 맡기는 게 앞으로의 불협화음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자금력을 갖춘 GS건설이 다크호스로 부상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 됐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의 입지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존재한다. 인수 여력이 충분한 GS건설과 달리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어서다.

실제 GS건설의 경우 6월말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이 1조9천441억원에 달하며, 3분기 2천1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코로나19 국면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현대중공업-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의 도움 없이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 앞으로가 관건이다. 앞서 산업은행 측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과 관련해 KDB인베스트먼트와 매각 주체인 두산그룹 사이의 일이라 은행 차원에서 관여할 이유가 없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두산그룹 경영정상화의 책임자인 만큼 특혜 의혹을 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이들 컨소시엄은 외부 투자가로부터 자금을 끌어 모아야 하는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자금력이 인수전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각 컨소시엄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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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은 두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매듭지을 중요한 작업이다. 두산그룹은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올해 3조원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모트롤BG 사업부와 네오플럭스, 두산솔루스 등을 처분하면서 이미 2조2천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두산인프라코어 매각만 해결하면 두산그룹의 자구계획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돌입하게 된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 16일 국정감사에서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두산중공업에 투입한 3조원을 모두 회수할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