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을 포함한 SK그룹 최고 경영진들이 제주에서 머리를 맞대고 내년 경영전략 구상에 돌입했다. 각 계열사들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위한 방안과 이에 대한 집중 토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날부터 2박3일간 제주 디아넥스호텔에서 'CEO 세미나'를 개최한다.
SK CEO 세미나는 그룹 전 계열사들이 내년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연례행사다. 앞서 열리는 이천포럼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CEO 세미나를 거쳐 내년도 경영 계획으로 연계된다. 매년 총수 일가와 경영진 70~80여명이 참석해 왔다.
올해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CEO 등 최고경영진은 오프라인으로 참석한다.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이들 외 나머지 경영진은 온라인으로 참여한다.
이번 CEO 세미나는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 구체화 방안을 주제로 진행된다. 포스트 코로나 등 바뀐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기 위한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Deep Change)' 실행 방법론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SK 경영진들은 지난 6월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도 파이낸셜 스토리에 기반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전략을 논의했다. CEO들은 각 계열사별 성장 방법론이 시장, 투자자, 고객 등이 쉽게 이해하고 이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미래 전략과 비전 등은 담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제시할 예정이다.
또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SV)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필수적으로 보고, 이같은 방향성이 담긴 지속 성장 방법론에 대해 집중토론식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경제적 가치에 더해 이들 요소를 아울러 각 계열사 특성에 맞는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꾸준히 주문해 왔다.
최 회장은 올해 확대경영회의 당시 “우리가 키워야 할 기업가치는 단순히 재무 성과·배당 등 경제적 가치만이 아니라 지속가능성·ESG와 같은 사회적 가치, 지적재산권·일하는 문화와 같은 유·무형자산을 모두 포괄하는 토털밸류(Total Value)”라며 “각 사 CEO들은 이 같은 기업가치 구성 요소를 활용해 시장, 투자자, 고객 등과 소통하고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사업 체질 변화를 통해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내자는 이 같은 경영기조는 굵직한 인수합병(M&A)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SK그룹 반도체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전날(20일) 10조3천여억원을 들여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인수키로 했다. SK그룹과 국내 기업 역대 M&A 규모 중 가장 큰 수준으로 2012년 하이닉스 인수 때와 마찬가지로 최 회장의 용단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화학, 통신, 바이오 계열사에서도 지속적인 인수·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를 상시 상황으로 두고 디지털 전환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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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최근 SK 구성원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코로나19 환경을 위기라고 단정짓거나 굴복하지 말고 우리의 이정표였던 딥체인지에 적합한 상대로 생각하고,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일상이 된 코로나19 경영환경을 ‘생각의 힘’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지난해 CEO 세미나는 ‘딥 체인지 실행, 구성원들이 함께 만드는 행복’을 주제로 열렸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비즈니스 모델 진화·전환·확장, 자산 효율화, 인적자본 확보 등 딥 체인지의 모든 과제들이 도전적인 만큼 기존의 익숙한 생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며 CEO들에 '디자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