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디지털화폐 설계 사업 유찰...EY한영 단독응찰

EY한영, 삼성SDS·네이버라인과 컨소시엄으로 참여

컴퓨팅입력 :2020/10/20 15:13    수정: 2020/10/20 22:12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파일롯 시스템 설계 사업이 'EY한영 컨소시엄'의 단독응찰로 유찰됐다. 한은은 이번 사업을 재공고하고, 추가 응찰이 없을 경우 EY한영·삼성SDS·네이버 라인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대한 기술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20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한은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파일럿 시스템 컨설팅' 사업의 입찰 마감을 29일로 재공고했다.

당초 이번 사업의 입찰마감은 지난 19일까지였으나 입찰에 참여한 기업이 한 곳뿐이라 유찰됐다. 단독응찰한 업체는 EY한영 컨소시엄으로 알려졌다.

재공고에 따라 오는 29일까지 추가로 응찰하는 사업자가 있을 경우 경쟁입찰로 진행되고, 추가 응찰 사업자가 없을 경우 EY한영 컨소시엄에 대해 기술평가가 진행된다. 기술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아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

한국은행이 CBDC 파일롯 시스템 설계 사업이 단독응찰로 유찰됐다. (사진=뉴시스)

이번 시스템 컨설팅 사업은 CBDC 구축을 위해 필요한 업무프로세스와 시스템 아키텍처(구조) 설계를 목표로 한다. 사업 예산은 총 8억원으로 책정됐다.

이번 사업은 규모만 보면 크지 않지만 '한국은행 CBDC 설계'라는 상징적인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고, 내년에 진행될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따라서 이번 단독응찰에 따른 유찰을 두고 "하고 싶어하는 업체는 많지만 자격을 갖춘 곳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CBDC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게 핵심인데 사업 수행 능력을 갖춘 업체가 현재 별로 없기 때문에 유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EY한영 컨소시엄은 삼성SDS, 네이버 라인으로 구성됐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 EY의 한국 법인인 EY한영이 전체적으로 CBDC 작동에 필요한 업무 별 프로세스 설계를 맡고, 시스템 아키텍처는 삼성SDS와 네이버 라인이 맡는 형식으로 협업할 것으로 알려졌다.

EY는 글로벌 블록체인 컨설팅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업체 중 하나다. 특히 블록체인 도입에 필요한 비즈니스와 기술 컨설팅을 모두 제공할 수 있는 업체라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EY는 2017년 옵스체인이라는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글로벌 소프트웨어(SW) 업체 마이크로소프트, 이더리움 전문 개발 업체 '컨센시스'와 함께 퍼블릭 이더리움 체인 위에서 기업들이 스마트컨트랙트를 작성하고 토큰을 배포할 수 있는 프로토콜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한국 법인인 EY한영도 컨설팅본부 내 블록체인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전담팀에는 비즈니스 컨설팅 전문가뿐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 전문가도 포함돼 있다.

한은은 이번 시스템 컨설팅 사업을 통해 CBDC 구조를 설계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 '클라우드 가상환경'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을 실제 구축해 작동 실험까지 마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