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전부터 게임 이용자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던 신형 하드웨어가 물량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드웨어 공급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구매자를 원하는 이들은 아우성이고 정작 이득은 중고시장의 리셀러가 취하는 모습이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 등 신형 콘솔은 사전예약을 진행했을 뿐임에도 벌써 몸살을 앓았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의 공식 판매점이라 할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파트너샵을 비롯해 하이마트, 홈플러스, SSG 등 온라인 마켓에서 두 차례 진행된 플레이스테이션5 사전예약은 5분도 걸리지 않아 모든 물량이 소진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총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된 사전예약은 모든 회차마다 순식간에 판매가 종료됐다.
엔비디아가 출시한 신형 비디오카드 RTX 3080 역시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 하고 있는 모습이다. RTX 3080은 전세대 비디오카드인 RTX 2000번 대의 성능을 크게 상회하고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되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레이트레이싱 기능을 통한 더욱 향상된 광원 표현이나 4K 해상도에서도 초당 60프레임을 유지할 수 있는 하드웨어라는 점은 고사양 PC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RTX 3080에 집중한 이유다.
하지만 RTX 3080은 현재 시장에서 구할래야 구할 수 없는 상품이다. 엔비디아가 수요 예측에 실패한 이유다.
젠슨황 엔비디아 대표는 지난 5일 공식적으로 수요 예측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밝히고 현재 공급체계로는 적어도 올해 연말, 길게는 내년까지 이들 제품의 공급난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위 제품군인 RTX 3070의 출시까지 연기하며 RTX 3080과 3090의 생산에 주력하고 있지만 공급이 크게 개선될 기미는 없다.
콘솔과 PC 모두 신형 하드웨어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 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중고시장의 리셀러만 득세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 중고나라 등 주요 중고시장에서는 RTX 3080을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이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약 98만 원 대에 판매된 RTX 3080 제품이 중고시장에서는 약 110만 원에서 120만 원 선에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게임 관련 신형 하드웨어의 수요가 폭발적인 이유는 이들 하드웨어가 전세대 기기에 비해 비약적인 게임 품질 향상을 이끌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출시 당시에도 사양이 높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던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 원과 달리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는 4K 게임 환경을 지원하고 비약적으로 빠른 로딩을 구현하는 등 게임플레이 경험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RTX 3080의 경우 전세대 제품군인 2000번대와 달리 레이트레이싱을 활용한 압도적으로 우수한 광원 표현과 빛 반사 표현을 그려낼 수 있어 완전히 달라진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지난 몇년간 PC와 콘솔 시장을 막론하고 게임 그래픽 발전이 정체되어 있어 '차세대 그래픽'에 대한 게임 이용자의 호기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져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제품에 대한 이용자의 관심이 이렇게 큰 이유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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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년부터 향후 2~3년 정도는 그래픽을 비롯해 고속 로딩을 활용한 새로운 연출 등 기존과 확실히 다른 게임이 연이어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이런 기대 때문에 신형 콘솔과 PC 하드웨어 구매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국내에서도 콘솔 시장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수요층도 대폭 늘어난 상황이다. 다만 생산자가 얼마나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물량 확보가 어렵다면 웃돈을 붙여 되팔이를 노리는 리셀러로부터 일반 이용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인 마련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