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 디스플레이에 대한 사업재편 요청을 승인한 가운데 국내외 전자업계가 삼성전자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곧바로 퀀텀닷 디스플레이(QD OLED) 기반 프리미엄 TV 출시에 나설 경우, 프리미엄 시장의 경쟁축이 화이트유기발광다이오드(WOLED)와 QD OLED의 대결구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한 LCD TV 수요 확대로 삼성전자가 QD OLED보다 미니 발광다이오드(미니 LED) 기반 프리미엄 LCD TV를 먼저 출시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QD OLED 기반 TV 출시에 미온적으로 나설 경우, 초기 WOLED TV 시장처럼 QD OLED가 대중화하는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1위 TV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제품에 QD OLED 기술을 적용할 경우, QD OLED가 대세가 될 수 있지만, 현재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QD OLED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많아 곧바로 제품이 출시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한 TV 교체수요가 생기면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미니 LED TV가 부상하는 것도 QD OLED 저변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날(7일) 보고서를 통해 내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미니 LED TV가 WOLED TV와 대등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내년 200만대 이상의 미니 LED TV를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미온적인 반응에 삼성디스플레이는 QD OLED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QD OLED의 양산 시점은 내년 3분기부터 시작될 예정이지만, 샘플을 주요 TV 제조업체(삼성전자, TCL, 소니, 파나소닉 등)에 미리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중 TCL은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TCL이 올해 3분기 판매량 기준 세계 3위 TV 제조사로 후퇴(2분기 세계 2위)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TCL은 최대 프리미엄 TV 시장 중 하나인 북미 지역에서 특히 성과를 창출 중이고, 삼성디스플레이와는 돈독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가능성이 높다"며 "앞서 중국 3위 TV 제조사인 스카이워스가 WOLED TV를 중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하이센스와의 격차를 크게 좁힌 사례가 있어 TCL이 QD OLED 카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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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월 퀀텀닷 디스플레이 양산을 위해 충남 아산 캠퍼스에 13조1천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지난달 설비 반입을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초기 퀀텀닷 디스플레이 생산량은 월 3만장(8.5세대 기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며, 사양은 65인치 4K 해상도 패널로 알려졌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QD OLED TV 양산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QD OLED TV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하반기부터 QD OLED 패널을 생산할 예정으로, 삼성전자의 채택 여부가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 패널 투자 확대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