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출범 준비 '착착'…성대규·정문국, 초대 CEO 누구?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경영성과 양호…그룹 판단에 촉각

금융입력 :2020/10/07 16:54    수정: 2020/10/07 17:36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합병 작업이 속도를 내자 CEO 인선 향방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특히 오는 12월 나란히 임기 만료를 맞는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과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중 누구에게 통합 '신한라이프'의 초대 대표 타이틀이 돌아가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뉴라이프추진위원회'를 열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보험사 이름을 '신한라이프'로 결정했다. 이에 연말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CEO 인사를 논의하며 새 보험사의 대표도 선정할 전망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이나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신한라이프 대표를 맡을 것이란 시선이 우세하다. 이들이 그간 양호한 성과를 낸 데다, 합병 기일인 내년 7월1일까지 회사에 남아 통합 작업을 조율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왼쪽부터)성대규 신한생명 사장과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물론 신한금융이 은행 등 계열사 임원 중에서 제3의 인물을 찾을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지난해 임원 회의에서 은행 부행장을 증권사나 보험사 CEO로 이동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어서다. 증권과 보험 계열사는 현업에 정통한 인물에게 맡겨야 회사가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견해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 측면에서 성대규 사장과 정문국 사장은 새 보험사의 대표를 맡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 전문가'로 통하는 것은 물론, 대표로서 합병과 디지털 전환 등 주요 현안에 적극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먼저 1967년생인 성대규 사장은 약 30년간 공직에 몸담은 관료 출신 인사다. 제33회 행정고시를 패스한 뒤 재정경제원 보험제도담당관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보험제도과를 거쳤고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 보험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그리고 보험개발원장을 역임했다. 금융당국의 보험관련 부서에서 오래 근무하고 보험개발원장까지 맡아봐 보험업 동향과 규제에 해박하다는 게 강점으로 지목된다.

또 1959년생인 정문국 사장은 보험업계에서 손꼽히는 전문 경영인이다. 1984년 제일생명보험을 통해 업계와 연을 맺은 뒤 40년 가까이 여러 기업을 오가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왔다. 무엇보다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과 에이스생명(현 처브라이프생명), 오렌지라이프에 이르기까지 3개 보험사에서 CEO로 재직한 것은 특유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게 전반적인 평이다.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두 CEO의 성과도 눈여겨볼만 하다. 신한생명의 경우 그룹의 헬스케어 비즈니스 발굴을 주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7월 '메디블록'과 제휴해 '간편 보험금청구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연내엔 인공지능(AI) 기반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내놓기로 했다. 동시에 본사엔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헬스케어 체험공간을 열어 인슈어테크 신사업 아이디어를 모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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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라이프도 내부 혁신에 신경을 쏟고 있다.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부터 사기 의도를 감지하는 '보험사기 사전 예측 모델'을 구축한 게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보험사기의 상당수가 계약 체결 시점부터 보험금 편취를 계획한다는 점에 주목했으며 빅데이터 분석 등을 거쳐 이를 개발했다. 보험사기 수법이 진화하면서 이를 막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처럼 자체 개발한 예측 시스템을 현업에 적용한 사례는 드물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성대규 대표와 정문국 대표 모두 보험업에 정통한 인물이라는 점엔 이견이 없다"면서도 "합병 이후 양사의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낼 인물이 필요한 만큼 그룹의 판단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