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주의 쿼바디스] 과기정통부 국감, 무엇을 물어야 하나

데스크 칼럼입력 :2020/10/06 08:15    수정: 2020/10/06 09:54

국감(국정감사)의 계절이 돌아왔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내일 과기정통부를 시작으로 약 20일간 국감에 들어간다. 올해 국감은 코로나19로 여느때와 다르다. 무엇보다 '출장 국감'이 없다. 오는 13일 열리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등 ICT 관련 공공기관 국감도 온라인으로 열린다. 

국감은 한 해 동안 정부 정책을 평가하고 제도 개선 여지가 있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사이다'성 폭로와 질책을 넘어야 한다. 산업 및 국가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져야한다. 그러자면 잘 물어야 한다. 좋은 질문은 좋은 답보다 낫다. 아인슈타인도 질문이 답보다 중요하다 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다. 총론보다 각론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거룩한, 총론적 질문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훌륭한 외과 의사는 아픈 곳만 도려낸다. 국감 질문도 이래야 한다. 곪은 곳만 도려내는 훌륭한 외과 의사의 '메스' 같아야 한다.

국회 (사진=이미지투데이)

과방위 의원들은 이번 국감에서 어떤 '메스'를 들어야 할까. 과기정통부 올해 예산은 추경 포함해 16조 5300억원이다. 먼저 이걸 짚어 달라. 16조원 이상을 투입해 과학 및 ICT 경쟁력을 얼마나 높였는지, 또  일자리는 얼마나 창출했으며, 기업과 산업 경쟁력은 얼마나 좋아졌는 지를.

과기정통부의 한 축이 과학이다. 어제 조명희 의원(국민의 힘)은 "노벨과학상 연구부터 수상까지 32년이 걸린다"는 국감 보도 자료를 냈다. 그렇다. 과학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학문이다. 단기간에 성과를 닥달하면 안된다. 통크게 지원하고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이게 없으면 맨날 혁신 운운하며 세미나나 공청회를 열어봤자다. 그동안 혁신하자며 수많은 과학기술 행사가 열렸다. 어느 장관은 끝장 토론까지 했다. 하지만 여전히 과학계는 "연구개발을 혁신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니 물어달라. 과학계를 통크게 지원하고 간섭하지 않고 있는 지를. 마침 KAIST 총장 공모가 진행중이다.

4차산업혁명도 짚어달라. 과기정통부는 4차산업혁명 주무부처다. 이 용어를 우리가 처음 사용하지 않았지만, 우리처럼 4차산업혁명 깃발을 높이 든 나라가 없다. 며칠전 과기정통부는 38개 항목으로 이뤄진 ’2020년 4차산업혁명 지표'를 발표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네트워크 등 4차산업혁명 관련 주요 산업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행이고 고무적이다. 그래도 노파심에 한번 더 물어달라. 대한민국 4차산업혁명은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또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또 대한민국 숙원인 G5 국가가 되는데 4차산업혁명은 지렛대가 될 수 있는 지를.

인공지능(AI)도 빼놓을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말 '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IT강국을 넘어 AI강국으로 가자고 했다. 정부 계획대로 'AI 국가전략'이 성공하면 우리는 2030년에 디지털경쟁력 세계 3위(현재 10위), 삶의 질 세계 10위(현재 30위) 국가로 올라선다. 지능화 경제효과도 455조원에 달한다.

AI는 크게 원천기술과 응용 분야로 나뉘고, 응용은 다시 산업과 서비스로 양분된다. AI원천기술은 미국이 세계 최강이다. 아직 우리와 격차가 크고 따라가기 벅차다. 잘해야 우리는 원천기술 일부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 AI산업은 제조, 의료, 물류, 금융, 반도체, 안전, 공공 등 스펙트럼이 넓다. AI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이들 모든 산업과 서비스에서 AI강국이 될 수 없다. 선택을 잘해 집중해야 몇 개 산업에서 최고 AI강국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물어달라. 정부가 고울(goal)로 생각하고 있는 AI강국이 무엇인지, 또 지금 추진중인 많은 데이터 사업은 이 AI강국과 정합성이 있는 지, 행여 AI따로 데이터 따로가 아닌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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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 김에 SW 경쟁력도 짚어달라. 우리나라의 SW와 금융은 닮은 점이 있다. 글로벌 기업이 없다. 골목대장만 있다. 우리나라에 글로벌 SW기업이 왜 없는 지, 대책은 무엇인지 물어달라. 아울러 지난 10년간 정부가 SW 연구개발에 투입한 금액이 1조원이 넘는데, 이 돈이 국내 SW산업과 기업 경쟁력 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 지도 물어달라.

5G 등 통신과 방송도 물을 게 많지만 '스마트 대한민국'으로 갈음했으면 한다. '스마트 대한민국'은 중기부의 올해 슬로건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스마트화'를 위해 중기부는 올해 공장, 상점,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디지털화하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물어달라. 스마트 대한민국은 중기부보다 4차산업혁명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에 더 어울리는 게 아닌지, 또 중기부와 어떻게 협업해 세계 최강 스마트 대한민국을 만들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