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1兆 넘을까…"스마트폰이 주역"

화웨이 제재, 마케팅 비용 감소 등 반사이익 작용…반도체 호조 선방

디지털경제입력 :2020/10/05 17:18    수정: 2020/10/05 17:29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3분기 11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가 당초 우려보다 호조를 보이고, 모바일 부문이 4조원대 깜짝 실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8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이날 기준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각각 63조9천억원과 10조2천600억원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7조7천800억원) 대비 약 3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준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11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약 한 달 전 기준 전망치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부품·세트 반사이익 영향, 우려 대비 양호한 반도체 실적, 비대면 일상에 따른 수요 증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감소, 글로벌 시장 수요 회복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언팩2020 행사에서 갤럭시노트20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3분기 5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반도체 부문은 서버 업체들이 상반기 비대면 일상 확산에 따라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재고를 축적하는 등 영향으로 하반기에는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화웨이가 미국의 강화된 제재 조치가 시작된 지난달 중순까지 반도체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여기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호조로 주문이 증가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D램과 낸드 가격 하락세 속에서도 프리미엄 비중이 늘어난 점도 반영됐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동률 상승과 북미 고객사 신제품 출시 연기 등 요인이 겹치면서 5천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4분기에도 반도체 부문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과잉 재고에 따라 서버 D램을 줄였던 미국 서버 업체 일부가 이 기간 주문량을 회복시킬 전망이다.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출하가 중단되면서 생긴 공백들은, 이를 틈타 시장 점유율을 뺏어오려는 경쟁사들의 주문량 증가로 상쇄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서버 생산 업체이기도 한 화웨이에 대한 공급 중지로 4분기 서버 D램 수요가 늘어나긴 어렵겠지만 미국 초대형 업체들의 주문량 회복세가 있을 것"이라며 "각국 PC 수요 증가세가 내년까지 이어지고 화웨이 시장 점유율을 노리고 있는 오포, 비보 등 업체들의 주문이 크게 늘면서 3분기 대비 소폭 감소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특히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4조원 초중반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9천200억원)과 전분기(1조9천500억원) 실적을 대폭 뛰어넘은 수준이다. 이 기간 삼성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출하량은 각각 8천만대와 1천만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8천200만대 가량을 기록했던 2017년 3분기 이후 최고치다. 

화웨이의 판매 공백과 애플 아이폰 출시 연기, 비대면 수요 증가(태블릿PC)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대면 판매 확대로 마케팅 비용도 감소했다. 4분기에는 3분기 집중적으로 출하가 이뤄진 만큼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갤럭시A 등 스마트폰, 태블릿 판매 호조와 변화한 판매환경 속 대규모 마케팅 비용 절감이 이뤄졌다"며 "다만 갤럭시노트20 판매량이 530만대 수준을 기록, 600만~650만대의 목표 판매량을 하회하는 등 플래그십 제품 매출 비중이 수년째 의미 있게 성장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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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전(CE) 부문은 1조원 초반대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비대면 일상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와 온라인 판매 확대, 비용 절감으로 생활가전과 TV 수익성이 모두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3분기 삼성전자 TV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70% 증가한 140만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4분기에는 연말 성수기 효과가 예상된다.

DB금융투자 어규진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IT 추세는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부진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실적도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장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