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SW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인정 발주 1년전 결정키로

앞으로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에서 대기업 참여제한을 예외로 할 지에 대한 심사가 늦어도 입찰공고 1년전에 시행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대기업이나 중소 중견기업 모두 사업 참여를 위한 인력배치 등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대기업이 참여할 수 없었던 사업도 첨단기술을 요하는 등 특수한 경우에는 중소중견기업의 하도급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인정제를 도입키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SW 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28일 업계 및 학회의 의견을 듣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코로나19 탓에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공청회에는 고려대학교 서석진 인공지능학과 교수,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채효근 부회장,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유호석 실장,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송기호 전무,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조영국 실장 등 업계 및 학회 관계자가 참석했다.

과기정통부 공공SW 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개선 개편안 공청회(이미지=과기정통부 네이버TV 채널)

공청회 참가자들은 개선안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대기업 참여여부를 사전에 예상할 수 있는 조기심사제를 도입하고 중소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정책을 도입하는 등 시장의 혼선을 줄이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서석진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공공SW 사업 정책은 참여하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중소기업의 매출에 직결되기 때문에 민감한 사항”이라며 “발표한 개선안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공청회 참가자들은 업계와 시장 상황을 반영해 개편안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개선 작업을 요청했다.

■ 대기업 예외 인정 심사 1년 전 실시해야

이번 공공SW 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개편안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의 협력을 강화하고 사업 중 발생하는 혼선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공공SW시장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대기업 예외인정 조기심사제를 도입한다.

현재 방식은 입찰공고 직전 대기업의 참여여부가 결정된다. 중견기업의 경우 어떤 공공SW 사업에 대기업이 참여할지 파악이 어려워 내부 인력 및 자원 배분에 어려움을 겪는 등 입찰준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대기업 역시 해당 사업에 대해 충분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은 채 참가하는 만큼 수주를 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구축하기 어려웠다.

컨소시엄에 포함되는 중소기업 역시 갑작스럽게 사업에 투입되는 만큼 내부 인력이 아닌 프리랜서 등에 의존하게 되면서 경험과 실적을 쌓기 힘들었다.

대기업 참여여부 결정시기가 1년 정도 앞당겨진다면 각 기업은 상황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사업 계획 및 준비가 용이해질 전망이다.

참여제한 예외인정 심의 신청 횟수는 무제한에서 2회로 한정될 예정이다. 교육부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나이스) 구축사업이 4번이나 연기되며 사업이 지체되고 기업의 인건비와 비용 소모가 증가한 것을 고려한 정책으로 보인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조영국 실장은 “공공SW산업은 불활실성이 커 계획 수립이 어렵다는 불만이 있었다”며 “이번 조기심사제 도입으로 기업에서 사전에 대기업 참여 여부를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게 된 만큼 보다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특정 사례 한해 대기업이 중소기업 하도급으로 참여 가능

과기정통부는 SW 시장 외연 확대를 위해 신사업 분야의 대기업 참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 시장 창출효과와 사업추진을 통한 혁신창출 등의 항목을 추가하며 사업 평가 유형도 혁신성장형, 난제 해결형으로 세분화하는 등 대기업 참여기준을 개편한다.

대기업이 참여할 수 없었던 사업도 일부에 한해서 중소 및 중견기업이 주 사업자가 되어 대기업과 하도급 계약을 맺는 부분인정제도 도입한다. 심사 기준 부재로 레퍼런스가 부족한 대기업과 사업확장이 어려운 중소 및 중견 기업이 공동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부분인정제에 참여하는 대기업은 공동수급인으로 사업 비중의 20%만 참여할 수 있으며 사업에 필요한 신규 기술 및 솔루션 구축을 담당한다.

또한 서비스 장애 긴급 증설 등 중소기업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기업의 긴급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기존 사업자가 발주기관의 하도급 계약 승인 절차를 걸쳐 총 사업비의 10% 이내에서 대기업 참여를 요청할 수 있다.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송기호 전무는 “부분인정제는 중소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대기업으로부터 핵심적인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며 “다만 대기업이 20%의 규모지만 보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주도하지 않고 상생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꾸준히 감시하고 제도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IT서비스산업협회 채효근 부회장은 “최근 시행하는 사업을 보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이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다”며 “신기술 분야 관련 사업은 논란이 되지 않도록 신기술의 정의와 기준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중소기업 상생 방안 강화

과기정통부는 공공SW 사업을 통해 우수한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한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높은 SW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선별할 수 있도록 입찰 수행사업 사후평가 정보를 제공하며 검증된 SW나 솔루션을 보유한 기업을 우대하도록 변경한다.

수행사업 사후평가 정보는 적기완료여부, 분쟁발생여부, 보안사고여부 등 기업이 수행한 사업의 품질에 대한 정보다.

과기정통부 측은 ”발주기업은 해당 기업의 기술력과 성과를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안정성을 위해 대기업을 선호해야 할 이유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중견기업과 대기업이 컨소시업을 구축할 때 기술지원 및 인력양성 등 중소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사항을 제공하면 가점을 제공하는 정책도 도입된다.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송기호 전무는 “중소기업과 상생을 위해 기술지원이나 인력 양성 등 상생 협력 기획서 제출 시 추가적인 가점이나 평가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은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구체적인 평가 내용이나 세부사항이 나오지 않았는데 비대면 교육 등 구체적인 사항이 제시되고 사후 시행 여부도 평가 점수에 포함하면 상생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시장에 적합한 제도 도입 위해 모니터링 운영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한다.

과기정통부는 산학연 전문가 및 정부관계자로 시장평가 위원회를 구성하고 매년 시장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시장평가 위원회는 SW시장과 중소기업의 성장 상황을 비롯해 상생 협력 수준과 기업의 애로사항 등을 파악해 제도와 운영 방식을 개선할 예정이다.

채효근 부회장은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가 만들어진 후 7년 간 정책 목적에 따른 효과 분석이 없어 기업간 갈등을 조장하고 발주자의 행정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이미지가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제도를 개선한 것을 반갑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분기에 한번씩은 성과를 분석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