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에픽 게임즈 간의 ‘앱스토어 전쟁’이 마침내 시작된다.
앱스토어의 독점적 관행을 둘러싼 세기의 법정 공방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오클랜드지원에서 시작된다. 에픽의 제소로 시작된 이번 소송에선 애플 앱스토어의 앱 배포 및 인앱 결제 관행이 독점금지법 위반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놓고 치열한 법리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28일 시작될 이번 소송은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앱 배포·결제 방식 놓고 열띤 공방 예상
이번 공방은 에픽이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내에서 자체 앱내 결제를 유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그러자 애플이 앱스토어 운영지침 위반을 이유로 포트나이트 앱을 제거했다.
이에 에픽은 기다렸다는 듯이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앱스토어의 시장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경쟁과 혁신을 방해하고 있다는 게 소송 이유였다.
애플도 그냥 있지 않았다. iOS와 맥 개발툴에서 에픽게임즈 계정을 삭제해버렸다. 애플은 3D 개발툴인 언리얼 엔진까지 차단하려 했지만, 법원이 임시 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무산됐다.
이번 소송에서 에픽은 크게 두 가지 쟁점을 문제 삼고 있다.
첫째. iOS 앱 배포 시장.
둘째. iOS 인앱 지불 처리 시장
일단 에픽은 애플이 까다로운 앱스토어 리뷰 절차를 빌미로 앱 시장의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무료로 다운 받은 뒤 유료 아이템을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인앱 결제’에 대한 독점적 행위도 거론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도 에픽은 크게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우선 애플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인앱 결제 방식 외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에픽의 포트나이트가 앱스토어에서 차단된 것은 이 규정을 위반한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에픽은 애플이 인앱 결제에 대해 부과하는 30% 수수료도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수수료 비율은 애플의 맥 앱스토어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 에픽의 주장이다.
애플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애플은 앱스토어 이용자 및 개발자의 보안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선 엄격한 리뷰 및 통제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앱 결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애플은 앱스토어 내에서 거래되는 앱 중 80% 이상이 무료 앱일 뿐 아니라, 실제로 수익을 내고 있는 앱도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에픽이 특혜를 받기 위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고 비판했다. 이런 근거를 토대로 애플은 에픽을 상대로 ‘계약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유럽 규제당국도 관심…앱스토어 쟁점 뜨거울듯
이번 소송은 표면적으론 애플과 에픽 두 회사 간의 공방이다. 하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선 앱스토어 내의 앱 배포 및 인앱 결제 관행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앱스토어 승인 절차를 까다롭게 할 뿐 아니라 다른 앱 장터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애플의 정책 자체가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소송에선 ‘인앱 결제’에 부과되는 30% 수수료 문제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애플은 모든 콘텐츠에 대해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있다. 구글은 게임에 대해서만 인앱 결제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최근 이 정책을 디지털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 적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또 다른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앱스토어 문제를 쟁점으로 삼고 있는 것은 에픽 뿐만이 아니다. 유럽에선 스포티파이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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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에픽, 스포티파이 분 아니라 데이팅 앱 전문업체인 매치그룹 등은 ‘앱공정성연맹’을 결성하면서 공동 전선을 형성했다.
여기에다 미국 법무부를 비롯해 각주 검찰, 의회 등도 앱스토어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소송은 이런 공방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