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금융·한국캐피탈 불참…JT저축은행 인수전, 흥행 실패

사모펀드 두 곳만 참여…노조는 반발

금융입력 :2020/09/15 17:25    수정: 2020/09/15 17:26

일본계 JT저축은행 인수전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JB금융그룹과 군인공제회 산하 한국캐피탈이 모두 발을 빼고, 사모펀드(PEF)를 비롯한 일부 재무적 투자자(FI)만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서다.

특히 JT저축은행 노동조합은 은행이 사모펀드로 넘어가는 것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는 모양새라 앞으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J트러스트그룹은 이날 JT저축은행 지분 100%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다.

JT저축은행

그 결과 홍콩계 사모펀드(PEF)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PE) 등 두 곳만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JB금융과 한국캐피탈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JT저축은행 인수전은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비입찰에만 6~7곳이 뛰어들었고, JB금융과 한국캐피탈, 뱅커스트릿PE 등 원매자 세 곳이 막판까지 상세실사를 진행하며 열띤 경쟁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은행 안팎에선 JB금융과 한국캐피탈의 대결에 주목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 곳이 돌연 인수 의사를 접으면서 JT저축은행 매각은 사모펀드 중심의 새로운 경쟁 구도로 흘러가는 모양새가 됐다.

여기엔 2천억원까지 거론되는 JT저축은행의 가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예상보다 높은 숫자에 JB금융·한국캐피탈은 등을 돌리고, 사모펀드만 남았다는 진단이다.

실제 JT저축은행은 국내 저축은행 79곳 중 자산(1분기 기준 1조3천897억원) 규모로 15위에 해당하며, 수익성도 양호한 편이다. 경기·인천에 영업 기반을 뒀다는 이른바 ‘수도권 프리미엄’까지 붙었다. 이에 J트러스트 측도 비교적 높은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감지된 바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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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임직원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JT저축은행 노동조합은 유독 사모펀드에 대해선 강경한 태도를 취해왔다. 사모펀드가 경영을 맡을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며, 이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수년 내 은행의 재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노조가 공개한 은행 내 비정규직 비중은 30%에 달한다. 콜센터와 영업, 채권회수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 업무까지 모두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탓이다.

JT저축은행 노조 측은 "사모펀드 인수 사업장은 공식처럼 구조조정과 고율배당이 뒤따른다"면서 "저축은행이 서민의 예금을 원천으로 이익을 실현하는 곳이 맞다면, J트러스트는 지금이라도 사모펀드의 입찰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