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계정도 이메일 주소처럼 쉽게 만들자"

리플 글로벌 운영 책임자 요시카와 에미 인터뷰

컴퓨팅입력 :2020/09/14 11:19    수정: 2020/09/15 11:50

"이메일을 보낼 때 상대가 어느 나라에 있는지 어떤 이메일 형식을 쓰는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가 이메일을 위한 하나의 표준으로 연결돼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결제에 있어서도 모든 네트워크에 적용되는 하나의 오픈 표준이 있다면 데이터를 주고 받듯 쉽게 돈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송금·결제에 특화된 블록체인 기술 기업 리플의 요시카와 에미 글로벌 운영 책임자는 최근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범용 결제 계정 기술 ''페이ID'의 탄생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페이ID는 서로 다른 결제 네트워크 간 상호운영이 가능한 결제용 계정 기술로, 지난해 6월 리플이 주도하고 있는 '오픈페이먼트연합'이 개발해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연합에는 리플 이외에도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 블록체인 기반 웹브라우저 브레이브 등 4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요시카와 에미 리플 글로벌 운영 책임자

페이ID는 현재 결제 시스템들이 각각 단절된 상태로 존재해, 서비스 간 상호운용이 불가능하다는 문제 의식에서 시작됐다. 카카오페이에서 토스로 송금이 안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요시카와 에미는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결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하나로 이어주는 범 세계적인 기준은 아직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픈페이먼트연합은 세계 모든 결제 네트워크와 플랫폼, 전자지갑 서비스를 연결시켜 줄 해결책으로 '표준화된 결제 계정'에 주목하고, 'user$domain.com' 형식을 채택했다.

이메일 주소가 '사용자 계정 이름@이메일 서버 이름' 형태로 표준화돼 있어, 서로 다른 이메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도 쉽게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는 것과 유사한 아이디어다.

요시카와 에미는 "예를 들어 페이팔에 연동된 계좌를 쓰는 사람이 국민은행에 연동된 계좌를 쓰는 사람에게 돈을 보내려면 ‘보내는 사람$Paypal.com’에서 ‘받는사람$Kookmin.co.kr’로 이메일 주고 받듯 송금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단절된 수 많은 결제 네트워크가 하나로 연결되면 이용자들은 클릭 몇 번으로 송금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 구독, 대금 청구 등 모든 결제 환경에서 쉽게 돈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페이ID는 이런 방식으로 법정 화폐뿐 아니라 암호화폐 송금·결제도 지원한다. 요시카와 에미는 "페이ID는 암호화폐와 기존 금융을 모두 아우르는 결제 방식"이라며 "페이ID가 블록체인과 법정화폐의 상호운용이 가능한 표준 프로토콜 역할을 할 수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페이ID에 참여하는 결제 서비스 업체 늘려야"

페이ID를 통한 표준화된 결제 계정 사용이 확산되려면, 결국 기존 결제 서비스 업체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를 위해 결제 서비스 업체들이 기술적으로 쉽게 페이ID를 적용할 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게 요시카와 에미의 설명이다.

페이ID는 전송계층보안(TLS)을 포함한 표준 웹 보안 기술들로 보호되는 간단한 HTTP API 기반의 프로토콜로 제공된다. 따라서, 결제 서비스 업체가 페이ID 사용을 원할 경우, 간단한 명령을 추가해 기존 시스템에 페이ID 서버를 통합할 수 있다. 페이ID 서버 내 계정의 도메인, 고객정보 등의 관리권한도 해당 업체가 가지게 된다.

또, 페이ID 기술을 오픈소스로 제공한 것도 확산을 위한 택한 전략이다. 페이ID는 오픈소스로 연합의 허락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요시카와 에미는 결제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페이ID를 적용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은 효과로 '고객 경험 개선'과 '결제량 확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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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픈페이먼트연합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고객에게 하나의 계정으로 다양한 서비스에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페이ID 같은 단일 결제 네트워크를 사용함으로써 결제량이 증가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미흡한 상호운용성은 결제 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둔화시키고 있다"며 "상호운영 가능한 결제 시스템 확보는 결제 산업이 나아가야 할 분명한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