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황 전지 탑재한 무인기, 고도 22km 비행 성공

항우연, LG화학 배터리로 실험…"국내 최초이자 최고(最高) 고도 비행"

디지털경제입력 :2020/09/10 13:34    수정: 2020/09/10 13:34

차세대 전지인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한 태양광 무인기가 사상 최고(最高) 고도 비행 실험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이 배터리로 관련 실험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리튬-황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다. 양극재에 황탄소 복합체, 음극재에 리튬 메탈 등 경량 재료를 사용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무게 당 에너지 밀도가 1.5배 높다.

LG화학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한 고고도 장기 체공 태양광 무인기(EAV-3)에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해 성층권 환경에서 비행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고고도 태양광 무인 항공기 'EAV-3'

EAV-3는 고도 12킬로미터(km) 이상 성층권에서 태양 에너지와 배터리로 오랜 시간 날 수 있는 소형 비행기로 날개 길이는 20미터(m), 동체 길이는 9m다. 낮엔 태양전지와 배터리 전력으로 비행하고, 밤엔 날개 위 태양전지판에 모아둔 전력으로 비행한다.

LG화학은 지난달 30일 항우연 고흥 항공센터에서 EAV-3에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한 후 오전 8시36분부터 오후 9시47분까지 약 13시간 비행 실험을 진행했다.

EAV-3는 국내 무인 비행기로는 전례가 없는 고도 22km를 비행해 무인기 기준 국내 성층권 최고 고도 비행 기록을 달성했다. 또 총 13시간의 비행 중, 7시간을 일반 항공기가 운항할 수 없는 고도 12~22km의 성층권에서 안정적인 출력으로 비행했다.

무인기에 탑재된 리튬-황 배터리. 사진=LG화학

이번 실험을 통해 영하 70도의 저온과 지상 대비 25분의 1 수준인 대기압으로 진공에 가까운 성층권의 극한 환경에서도 리튬-황 배터리의 충·방전 성능을 확인했다고 LG화학은 설명했다.

이 배터리는 가볍고 가격 경쟁력이 우수해 글로벌 배터리 업계가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현재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2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갖춘 리튬-황 배터리를 2025년 이후 양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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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 혁신전지 프로젝트팀은 지난 1년 6개월간 성층권과 유사한 극한의 환경을 재현해 연구를 진행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앞으로 리튬-황 배터리 시제품을 추가 생산해 수일 이상의 장기 체공 비행을 시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기수 LG화학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은 "이번 비행 테스트를 통해 고 에너지 밀도의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 연구·개발(R&D)을 집중해 시장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