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AI CTO 역할...X+AI 개방형 플랫폼 등 지원"

[ETRI 7대 AI 실행전략 해부]④AI 개방형 플랫폼 제공 확대

컴퓨팅입력 :2020/09/02 13:11    수정: 2020/09/04 13:23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위해서는 AI 알고리즘뿐 아니라, 빅데이터, 클라우드, 네트워크, 컴퓨팅 자원 등 다양한 기술 및 자원이 필요하다.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대국을 펼친 알파고도 마찬가지다. 16만 기보로 3000만 번 대국을 학습했고(인공지능·빅데이터), GPU 연산속도보다 약 15~30배 빠른 TPU(Tensorflow Processing Unit) 48개를 사용(컴퓨팅 성능)했다. 네트워크는 100Gbps급의 초고속망을 활용했다.

이러한 자원과 기술은 글로벌 ICT 기업을 제외한 개인과 개별 기업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구축하기 힘들다. 생태계 구성원 간 협력이 요구된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은 4차산업혁명 핵심기술 개발을 오픈소스를 통한 개방형 R&D로 추진 중이다. 세계 우수 개발자를 자사의 개발 역량으로 활용하고, 빠르게 진화 발전하기 위한 핵심동력으로 삼고 있다.

AI 기반이 되는 딥러닝 프레임워크, 클라우드, 빅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오픈소스(소스코드 공개) 방식을 활용, 우수 개발자들과 협력해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자사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AI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오픈소스 기술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등을 제공,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생태계를 경쟁적으로 조성해가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은 협업을 통해 AI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생태계를 확보하기 위해 딥러닝 프레임워크인 '텐서플로(TensorFlow)'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를 통해 구글은 자사의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Google AI Platform’을 사용하도록 유도, AI 기술-데이터-컴퓨팅 자원에 대한 고객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OpenAI)와 협력, 자사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Azure)를 활용한 AI플랫폼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은 AI 생태계를 구축해 성장하고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AI 생태계 조성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오픈소스를 활용한 개방형 협력 개발을 확대하기 위해 오픈소스 기반 연구개발 과제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개발자 커뮤니티를 지원하거나 해커톤 대회 개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AI 기술 확산을 위해 'AI 허브'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이 독자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컴퓨팅 자원과 AI 기술을 API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민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ETRI도 원내에 오픈소스센터를 설립하고 오픈소스 R&D를 확대하기 위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했다. 궁극적으로는 오픈소스 기반 협업 문화를 조성해 R&D 혁신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지니톡(GenieTalk) 등 그동안 개발해온 AI 기술을 정부 ‘AI 허브’를 통해 API 형태로 제공, 민간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 노력과 그동안 ETRI의 노력에도 우리 생태계 역량은 아직 글로벌 선도국과 격차가 있는게 현실이다. 그동안 R&D 전문 기관으로 포지셔닝 해오던 ETRI가 AI 생태계 기반 조성을 위해 'AI 개방형 플랫폼 확대'를 추진하는 이유다. 국가 AI경쟁력이 결국 개방형 플랫폼에 달려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대형 사업자와 경쟁해야 하는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국내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및 확산의 각 단계에서 생태계 구성원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자원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우리만의 자체 플랫폼'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ETRI는 ‘AI 오픈소스 플랫폼(OSP)’과 ‘X+AI 개방형 플랫폼(XOP)’으로 구성한 ‘AI 개방형 플랫폼’ 전략을 마련, 추진한다. ETRI가 보유한 역량을 활용 및 확대해 AI-데이터-컴퓨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생태계 활성화를 견인해 국가 AI CTO(Chief Technology Officer) 포지션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ETRI의 'AI 개방형 플랫폼 제공 확대' 전략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첫째, AI R&D를 활성화하고 협력 개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AI 오픈소스 플랫폼(OSP)'을 구축 및 활성화할 계획이다. 텐서플로, 파이토치, CNTK 등 딥러닝 프레임워크가 오픈소스로 제공되는 등 AI분야에 오픈소스 방식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ETRI는 오픈소스 센터를 운영해 오픈소스 라이선스 검증, 오픈소스 거버넌스 구축 등을 수행해 왔는데,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AI 오픈소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 AI R&D 협력 생태계의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ETRI가 추진하는 'AI 오픈소스 플랫폼'은 '이너소스(Inner Source)'와 '오픈소스(Open Source)'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이너소스 플랫폼은 ETRI 연구원들 간 협업을 위한 내부 플랫폼이고, 오픈소스 플랫폼은 내부에서 개발 및 검증된 AI 기술을 공개해 외부와 협업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ETRI는 'AI 오픈소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ETRI 내부 기술 공유 및 협업을 장려하고 자체 기술을 축적하는 한편, 검증된 기술을 전략적으로 공개하고 외부와 협업할 예정이다. 또, AI 신뢰·위험관리·설명 가능성·거버넌스 등 차세대 AI 개발 글로벌 표준을 제공하는 등 생태계 발전을 위한 표준 및 지침(가이드) 제공에도 힘쓸 계획이다.

둘째, AI 기술 생태계 확산을 위한 'X+AI 개방형 플랫폼(XOP)'을 체계화 및 확대한다. AI 기술 활용 및 확산을 위해서는 컴퓨팅 인프라, 데이터, 알고리즘 등 다양한 자원이 필요하다. 이미 국내외 기업은 AI 플랫폼을 구축해 AI 기술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에 ETR도 AI 생태계 참여자들이 쉽게 AI 기술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 운영할 방침이다.

ETRI 연구진들이 연구과제의 오픈소스화를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ETRI는 기술·데이터·프레임워크·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의 활용 및 확산을 위해 다음과 같은 기반을 제공할 계획이다. 먼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HUB를 통한 API 제공을 확대해 대학 및 산업계에서 ETRI AI 기술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한다. ETRI는 현재도 AI 기술을 API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를 더 확대한다.

둘째, ‘비아이(BeeAI)’ 등 AI 융합 전문 프레임워크 기술 제공을 통해 다양한 AI 융합서비스 및 제품의 상용화를 돕는다.

셋째, ETRI는 공공 인공지능 AI API 및 DATA 플랫폼(http://aiopen.aihub.or.kr)을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R&D 과제를 통해 개발한 다양한 AI 기술 및 데이터를 체험하고 연구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확대해 ETRI 기술 및 데이터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또, 정부출연연구원의 신뢰성과 공정성을 기반으로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 및 확산을 위한 기획을 주도하고 정부의 데이터 활용 정책도 지원한다.

이외에 ETRI는 보유 장비 와 전문인력을 활용해 장비 임대 및 기업이 개발한 기술에 대한 테스트와 기술 컨설팅도 제공한다. 이러한 ETRI의 여러 플랫폼을 통해 AI 기술이 필요한 국내 기업이 보다 쉽게 AI 기술과 데이터, 장비 등을 활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또 ETRI는 이러한 플랫폼들을 단계적으로 연계해 원스톱 창구를 구축하고, 데이터-컴퓨팅-AI 기술의 통합 활용체계도 마련한다. 이외에 ETRI AI 개방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외부기관과 협력,해 AI 생태계 확대에도 적극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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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이승윤 오픈소스센터장은 "국내 AI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 및 발전해나가기 위해서는 기술을 개발하고 확산해 나가는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면서 "국가 ICT 발전을 주도해온 ETRI가 선도적으로 AI 생태계 발전을 위한 AI 개방형 플랫폼 구축 및 확대에 앞장서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