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세계적 컴퓨터비전 학회인 CVPR(Computer Vision Pattern Recognition)이 미국 시애틀에서 온라인으로 개최한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압축 기술 경진 대회(CLIC, Workshop and Challenge on Learned Image Compression)에서 두 팀이 참가해 세계 1위와 2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다. 지난해도 ETRI는 이 대회에 참가해 복원 속도 부문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올 7월에는 AI 기반 세계적 음향 이벤트 및 장면 인식 기술 경진대회(DCASE 2020 Challenge)에 참가해 음향 장면 인식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ETRI의 네트워크 및 미디어 콘텐츠 기술력을 보여주는 일련의 성과들이다. ETRI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보다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AI기술을 활용해 세계적 네트워크 및 미디어·콘텐츠 기술을 개발, 이 분야 미래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거다. ETRI가 세운 7대 AI 실행전략의 세번째 꼭지이기도 하다.
■AI기반 미디어 플랫폼 등 8개 분야 기술 개발 추진
AI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및 미디어·콘텐츠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ETRI는 ▲저지연·초광대역·절대동기통신 등 AI서비스를 위한 유무선 네트워킹 기술 ▲분산 AI인프라 기술 ▲기계를 위한 미디어 기술 ▲미디어·콘텐츠 AI학습 데이터 자가증식 기술 ▲힐링(Healing) 등 네트워킹 자동 기술 ▲주파수 공유 및 플랫폼 자동화 기술 ▲AI기반 미디어 플랫폼 기술 ▲AI기반 오감 인터랙션 기술 등 8개 분야 기술 개발에 나선다.
코로나19로 업무, 쇼핑, 교육, 종교활동, 여가 생활 등 모든 삶의 방식이 온라인 기반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온라인 세상이 커질수록 지능화된 네트워크 와 미디어·콘텐츠 중요성은 더 커진다.
기계가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른 기계와 데이터를 주고 받으려면 네트워크와 미디어 기술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져야 한다. 원격 진료가 대표적이다. 고화질 영상과 건강 정보를 담은 이기종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필요한 정보가 의사에게 원활히 전달되고 또 수집 데이터가 AI를 통해 정확히 분석되려면 네트워크와 미디어 기술의 고도화된 지능화가 필요하다.
스마트 공장이나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다. 이들 장비에 설치한 각종 센서와 이미지 정보를 AI가 분석하고 자율적으로 제어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데이터를 지연시키거나 데이터 전송시 손실이 없어야 한다. ETRI 방승찬 통신미디어연구소장은 "ICT의 중요한 축인 유·무선 네트워크와 미디어·콘텐츠 기술이 함께 발전하면서 코로나 이후에 펼쳐지는 AI 시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네트워크 기술은 다양하고 복잡한 트래픽을 수용하기 위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로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게 되면서 물리적 네트워크는 단순화되는 반면 다양한 기능이 가상화 및 개방화되고 운용 및 관리도 자동화 및 자율화가 가능해졌다. 이로써 다양한 환경변화와 서비스 요구사항을 저비용으로 유연히 대처할 수 있고, 비즈니스 민첩성도 높일 수 있게 됐다.
■저지연, 초광대역, 절대동기 통신 개발 힘 쏟아
이런 상황을 맞아 ETRI는 AI를 위한 네트워크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저지연, 초광대역, 절대동기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AI를 위한 유무선 네트워킹 기술' 과 AI 디바이스의 협업을 돕는 '분산 AI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다. 이중 'AI를 위한 유무선 네트워킹 기술'은 원격 진료, 산업 자동화, 자율주행차 등에서 필수적으로 갖춰야할 저지연, 초광대역, 절대동기의 무선전송을 가능케 해주는 기술이다.
또, '분산 AI 네트워크 기술'은 엣지 네트워크 기반 분산 인프라 환경에서 능동적이고 자동화된 방법으로 AI 데이터를 수집, 학습, 분석, 추론하기 위한 분산 협업 환경을 제공한다.
ETRI는 네트워크 고도화를 위한 AI 활용 기술로 셀프 컨피규레이션(Self-Configuration), 옵티마이제이션(Optimization), 힐링(Healing) 등 ‘네트워킹 자율화 기술'과 '주파수 공유 및 네트워크 플랫폼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네트워킹 자율화 기술은 AI와 머신러닝(ML) 기술을 활용해 물리적 네트워크와 가상 네트워크를 자동으로 구성하고 장애 및 악의적인 공격을 탐지, 복구, 예측하는 한편 품질을 예측하고 보장할 수 있는 네트워크 자동화 기술이다. 상황에 따라 네트워크 자원을 동적으로 할당하고 이동성을 제어하며 밀집셀의 에너지를 관리하는 네트워킹 최적화 기술도 포함된다.
주파수 공유 및 네트워크 플랫폼 기술은 주파수 센싱 학습 기반 전파식별 기술과 네트워크 AI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이러한 네트워크 기술과 AI 기술의 발전은 상호 간 서비스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ETRI는 예상했다.
그동안 쌓아온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ETRI는 AI를 위한 미디어·콘텐츠 기술로 '기계를 위한 미디어 기술 'VCM(Video Coding for Machine)'과 미디어·콘텐츠 AI 학습데이터 자가증식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VCM'은 기계가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영상 특징만 효율적으로 압축·전송하는 것으로, 인간이 아닌 기계를 위한 영상처리 및 부호화 기술이다.
미디어·콘텐츠 학습데이터 자가증식 기술은 소량의 가공 데이터로 대량 학습데이터를 자가증식하는 기술로 딥러닝의 학습데이터 의존성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방승찬 ETRI 소장은 "초고화질 홀로그램, 임의시점 영상 데이터 생성의 고속화 및 효율화를 위한 AI 학습데이터 생성 원천기술을 개발을 추진한다"면서 "앞으로 도래할 초고화질 홀로그램 분야의 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TRI는 미디어·콘텐츠 분야에 AI 기술을 활용해 지능화하기 위한 기술로 'AI기반 미디어 플랫폼·인프라 기술'과 'AI기반 오감 인터랙션 기술'도 개발한다. 미디어플랫폼·인프라 기술은 영상에 대한 메타데이터를 자동으로 생성 및 추출하고, AI를 기획·제작·편집·유통·소비의 모든 과정에 활용하며, 초대용량의 미디어를 효율적으로 부호화하고 전송하기 위한 기술이다. 공정한 수익분배와 미디어 신뢰를 확보하는 모든 미디어 지능화 기술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 AI기반 오감 양방향(인터랙션) 기술은 AI를 적용해 다중감각(시각, 청각, 촉각, 후각)과 인지지능(객체 분석, 이해, 추천 및 재구성)을 융합해 인터랙션 인식률을 향상시키고 다중감각 콘텐츠 표현을 확장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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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소장은 "우리 연구원이 40여년 넘게 축적한 ICT 분야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가지능화 종합연구기관으로 도약하는 한편 우리나라가 ICT 강국을 넘어 세계적인 AI 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