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그룹에 새 둥지를 틀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보험업계가 위축된 가운데, 기대와 우려 속에 출발하는 이 회사가 그룹과 호흡을 맞춰 제2의 도약을 일궈낼지 주목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날 인수대금을 납부한 뒤 푸르덴셜생명을 13번째 자회사로 정식 편입했다.
또 푸르덴셜생명 역시 자체 주주총회에서 민기식 후보자의 대표 선임을 결의하며 새로운 시작을 위한 진용을 갖췄다.
이에 민 신임 대표는 9월1일 오전 비대면으로 진행할 출범식에서 앞으로의 경영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 중 업계가 관심을 갖는 부분은 푸르덴셜생명이 어떤 방식으로 KB생명 등 그룹 계열사와의 '화학적 결합'을 시도하느냐다. KB생명의 경우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움직이게 돼 경쟁이 불가피한 데다, 뜻하지 않은 불협화음 가능성에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돼서다.
사실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체를 놓고도 그룹 내부에선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는 실정이다. 교차판매 등으로 그룹 내 각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확대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인식이 있는 반면, KB금융 노조협의회의 앞선 성명처럼 생보업계 전망이 어두워 그룹에 부담이 될 것이란 목소리도 존재한다.
따라서 푸르덴셜생명엔 그룹 계열사와의 위화감을 줄이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업계는 진단한다. 서로 다른 직급 체계나 의사 결정 과정, 전산 시스템, 연봉 테이블 등을 조율하는 게 대표적이다.
KB생명과의 적극적인 사업 교류가 필요하다는 시선도 있다. KB금융 차원에서 약 2년의 독립 운영 후 양사의 합병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어서다. KB생명이 방카슈랑스와 법인대리점(GA) 채널에 강점을 지녔다면 푸르덴셜생명은 영업조직(라이프플래너)과 GA에 특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데, 둘을 조합하면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단 KB금융 측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생명보험업권 내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데 상당히 만족하는 분위기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층 견고해지면서 수익 창출 기반이 확대되고 안정성도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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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KB생명(약 10조원)과 푸르덴셜생명(21조원)의 총자산을 합치면 총 31조원에 육박해 KB그룹 생명보험 부문은 단숨에 업계 8위 규모로 올라서게 된다.
앞서 KB금융 측은 "푸르덴셜생명은 국내 최고의 전속영업 조직을 둔 전통과 신뢰의 생명보험사"라며 "푸르덴셜생명의 영업조직을 '모바일 웰스 매니저(Mobile Wealth Manager)'로 활용해 자산관리 분야에서 다양한 프리미엄을 제공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