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압박받는 틱톡 CEO, 3개월만에 사임

케빈 메이어 "트럼프 '행정명령' 직후부터 고민했다"

홈&모바일입력 :2020/08/27 15:19    수정: 2020/08/27 15:5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 정부의 압박을 받고 있는 틱톡의 케빈 메이어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사임했다. 지난 5월 취임한 지 3개월 만이다.

케빈 메이어가 26일(현지시간) 전 직원에서 보낸 편지를 통해 사임 사실을 밝혔다고 씨넷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메이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90일 이내에 틱톡 미국 사업을 금지하겠다고 위협한 직후 사임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밝혔다.

케빈 메이어 (사진=월트디즈니)

메이어는 편지를 통해 “최근 몇 주 동안 정치적인 환경이 엄청나게 변화하면서 변화된 기업 구조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심각하게 생각했다”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내가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는 사실을 여러분 모두에게 알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메이어는 디즈니의 모든 스트리밍 전략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지난 해 11월 출범한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도 메이어 주도로 진행됐다.

메이어가 디즈니를 떠나 틱톡에 합류했을 당시 많은 미국 언론들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메이어는 월트 디즈니에서 스트리밍 전략을 성공시킨 인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틱톡이 저명한 미국인을 CEO로 영입함으로써 틱톡이 미국 내에서 정치적인 공세에 휘말리는 것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게 당시 미국 언론들의 평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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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진행된 상황은 메이어의 역량을 벗어나는 수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중국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에 틱톡 미국 사업 부문 매각을 요구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했기 때문이다.

결국 메이어는 “어떻게 (회사) 구조를 바꾸더라도 이용자들의 경험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나는 우리 공동체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창의적이고 다양하게 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는 말을 남기고 짧았던 틱톡 CEO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