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PGA 투어 2K21, 모두를 위한 현실적인 골프게임

볼륨 면에서 아쉬움 남지만 차기작에 대한 기대 남긴 게임

디지털경제입력 :2020/08/27 11:13

예전에 비해 골프가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왔다고는 하지만 골프 게임은 여전히 스포츠게임 시장에서 주요 장르로 자리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과거에는 EA의 타이거우즈 시리즈나 어콜레이드의 잭 니클라우스 시리즈 등 유명 골퍼를 내세운 골프게임이 PC게임 시장에서 유행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모두 짧게는 십수년, 길게는 수십년 전 이야기가 됐다.

HB스튜디오가 개발한 PGA 투어 2K21은 공식 PGA 라이선스를 발급받아 만든 게임이다. 12명의 프로선수와 15개의 정식 코스를 담아내며 PGA 투어에 나서는 골퍼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특징인 게임이다.

PGA 투어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커리어 모드는 꽤나 흥미롭게 구성됐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게임에 등장하는 12명의 PGA 프로는 이용자의 경쟁상대가 되며 이들과 경합하는 과정에서 더욱 큰 규모의 스폰서 계약을 맺는 과정도 체험할 수 있다. 스폰서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여러 장비와 복장을 획득할 수 있어 기본적인 수집요소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어느 정도 게임이 진행되고 난 후에는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데 그치고 있어 깊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등장하는 코스의 수도 많지 않으며 12명의 선수는 얼핏 보면 많아보이지만 최근 스포츠게임이 라이선스 확보를 통해 수십명의 선수를 등장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많은 수는 아니다.

라이선스를 확보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수 라이선스를 많이 확보하지 못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는 있지만 사실 이런 점은 이용자가 감내하고 넘어갈 필요가 없다. 이유가 뭐던 이용자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인게임 구성은 최대한 시뮬레이션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다. 특히 정확한 샷을 날리기 위해 섬세한 조작을 요구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타이밍에 맞춰 스윙을 시작하고 백스윙 단계에서 정확한 타이밍에 버튼을 눌러 공을 때리는 수준으로 구현된 캐주얼 골프 게임과는 확실히 다른 구성이다.

이용자는 스윙의 모든 요소를 컨트롤하게 된다. 스윙 템포와 박자까지 감안해야 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게임 내 다양한 인디케이터를 통해 이 모든 것을 이용자가 눈으로 확인하고 통제할 수 있기에 연습을 통해 자신의 스윙을 교정할 수 있다. 순전히 이용자의 감에 의존해 성적을 향상시켜야 하는 무리수는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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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2K21은 완성작이라기보다는 차기작을 위한 시험작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커리어 모드의 볼륨, 라이선스 확보 규모, 과거 골프게임의 단점을 그대로 개선한 듯한 느릿한 게임 진행 등 개선할 점이 많기는 하지만 인게임 스윙 시스템과 커리어 모드 초반에 느낄 수 있는 타 선수와의 경쟁 구도는 확실히 재미있게 구현됐다. 아쉬움이 남지만 차기작에 대한 기대는 더욱 크게 남긴 게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