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온디바이스용 고성능 비전SW 개발

저 전력도 실현...'크로닉스'서 국제 표준 적합성 인증 국내 첫 획득

과학입력 :2020/08/26 11:53

국내 연구진이 영상을 다루는 온디바이스(On-device, 기기 상에서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연산하는 컴퓨터 시스템)의 핵심 SW 기반 기술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국제 표준 인증을 받았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낮은 전력으로도 온디바이스 장치에서 비전처리 SW를 높은 성능으로 구동할 수 있고 개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온 디바이스 장치를 위한 고성능 저전력 비전(Vision) 처리 소프트웨어'를 개발, 국제표준 컨소시엄인 크로노스 그룹(Khronos Group, 산업 선도 기업들이 모여 첨단 상호운용 표준을 개발하는 개방형 비영리 산업체 컨소시엄)으로부터 ‘OpenVX(컴퓨터 비전처리를 위한 가속표준)' 표준 규격 적합성 인증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전 산업에서 ‘지능화’가 화두인데, 온 디바이스 장치를 통해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 비전처리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함께 활용하기 위한 성능 고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온디바이스 장치마다 탑재되는 SoC(system on Chip, 회로 하나에 컴퓨터나 전자 시스템을 집적한 부품) 컴퓨팅 자원이 달라 기업은 매번 자사 제품에 맞는 SW를 개발해야 하는 ‘파편화 현상’이 심각했다. 특히, SW를 개발하려면 높은 전문지식과 기술력이 필요하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 산업 현장에 어려움이 많았다.

ETRI 연구진들이 국제 표준 Open VX 인증을 받은 비전처리 SW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예컨대 컴퓨터는 어떤 회사 제품을 사든 SW 호환이 잘 이뤄지는 편이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제조사, 신제품마다 사용하는 HW 칩과 그 특성이 달라 매번 SW 개발과 최적화가 필요하다.

ETRI가 개발한 컴퓨터 비전처리를 위한 가속 표준(OpenVX) 기반 결과물은 한 번의 응용 SW 개발로 다양한 하드웨어 상에서 동작이 가능하다. 아울러, 자동으로 최적화 실행 환경까지 갖췄다. 이로써 온디바이스 장치의 SW 이식성과 호환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ETRI는 총 6162가지의 다양한 기능 테스트를 통과, 국내 최초로 OpenVX 국제표준 인증(엔비디아, AMD, 퀄컴, 인텔, TI 등 전 세계 13개 기관만 인증받음)을 받았다. 국내 임베디드 비전처리 SW 기술 역량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표준에 따라 제품 하드웨어 환경에 맞는 비전 모듈을 선정해 연결, 자동으로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가장 좋은 코딩 방법들을 모듈로 만들어 구현하려는 기능을 일일이 코딩할 필요 없이 성능을 끌어올린 셈이라고 ETRI는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팩토리, 자율 로봇, 드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마치 사람의 두뇌 후두엽(눈에서 들어오는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뇌 부분, 대뇌피질 가장 뒤쪽에 위치)처럼 활약, 머신비전(자동 검사, 프로세스 제어, 로봇 유도와 같은 응용 분야에 대한 이미징 기반 분석 기술 및 방법) 분야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OpenVX 표준을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서 활용하고 있다. 국내서도 OpenVX 표준을 차세대 프리미엄 자동차를 위한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솔루션 개발 등에 도입하고 있다. 이로써 중소기업도 이번 기술로 국제표준을 만족하는 비전 솔루션을 갖출 수 있게 된 셈이다.

연구진은 ‘OpenVX 응용 실행을 위한 런타임 환경(Runtime Environment, 운영제계 위 또는 운영체계 자체에서 실행되며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 경량화 기술’도 추가 개발했다.

'Open VX' 표준을 따르면서도 모바일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병렬 컴퓨팅 연산 기능을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든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사용 환경에 따라 컴퓨팅 자원을 최적으로 활용해 연산할 수 있다. CPU만 쓰는 경우보다 GPU를 혼용, 성능을 향상하면서도 필요한 전력도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ETRI는 밝혔다.

비전처리를 위해 CPU(왼쪽)만 사용한 경우보다 GPU를 혼용하면서(오른쪽) 보다 저전력 고성능으로 구동할 수 있음을 비교한 모습.

연구진은 지난 10여 년간 온디바이스 GPU 활용 연구를 지속하며 쌓아온 노하우와 2017년부터 크로노스 그룹 OpenVX 표준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병행, 이번 결실을 거뒀다.

ETRI 고성능디바이스SW연구실 김정시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술 개발로 온디바이스 비전처리 환경에 필요한 저전력, 고성능 머신 비전을 응용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발빠르게 지원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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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연구진은 이 기술을 데이터 전처리부터 딥러닝에 이르는 비전인식처리 전 과정을 아우르는 종합 온디바이스 AI 컴퓨팅 SW 플랫폼 기술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스마트기기를 위한 온디바이스 지능형 정보처리 가속화 SW플랫폼 기술 개발'과제 일환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