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기존 업체 우선심사...득과 실은?

사업 안정성 마련 기대 vs 신규 업체 불이익 주장 맞서

금융입력 :2020/08/24 16:02

금융·핀테크업계서 개정 신용정보법 중 가장 큰 주목을 끈 '마이데이터(본인 신용정보 관리업)' 심사 방식이 바뀌면서 사업 안정성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와 동시에 신규 진입 업체들에겐 다소 불이익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금융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심사는 마이데이터와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거나 비슷한 여건의 사업을 진행 중인 기존업체 40개에 한해 9월부터 진행될 예정이며, 2021년 초 결과가 발표된다. 기존업체 40곳에 우선 심사 통보가 된 상태다.

금융위는 "올해 5월 14일 전까지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활용한 사업을 운영했던 곳"을 기존업체로 규정했다. 마이데이터 시범 실증사업을 허가받지 않은 곳이라도 상관없고 금융위 규제 샌드박스에서 규제 특례를 적용받지 않더라도 상관 없다.  

주목할 대목은 대형 금융사의 본인 채널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제공하거나 기존 채널 계열사 간 정보를 모아 사업을 진행하는 곳도 포함됐다는 점이다. 이 경우 대형 은행·카드사가 마이데이터의 우선 심사를 받을 수 있는 기존 업체에 속하게 된다. 시중은행은 '마이자산' 등의 이름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서 금융지주사 계열사 정보를 한데 관리하고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마이데이터를 신규 사업으로 꼽았던 후발주자들이 대형 금융사나 대형 핀테크와 경쟁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 이미 은행들은 우대금리 적금을 내놓으면서 '마케팅 정보 활용 동의' 등과 같은 개인 정보 수집에 나선 상황이며, 신용카드 업체들은 결제 데이터가 풍부해 웬만한 아이디어나 자금력으로는 우위에 서기 어렵다는 전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금융당국은 이번 허가 심사 방침이 최대한 공정성을 기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1·2차로 20개씩 나누는 심사 방식에서 1·2차에 대한 과당 경쟁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와 동시에 기존 사업자들에 대한 사업 안정성 토대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또, 모자란 인력에도 불구 최대한 지원 인력을 투입해 내년 2월까지 40개 업체 허가를 내주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마이데이터 사업 신청서는 지난 8월 4일까지 63개가 접수됐으며 금융감독원의 지원 인력은 3명에 불과했다. 현재는 6명으로 늘었다.

금융위 권대영 금융혁신기획단장은 "내년 2월까지 마이데이터 기존업체들이 허가를 받지 못하면 사업 영속성과 안정성에 문제가 생긴다"며 "우선심사 대상자들에게 심사 준비를 통보했으며 9~10월 부지런히 심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권 단장은 "기존업체 허가를 내주고 시장이 빨리 조성돼야 다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신규업체 허가도 기존업체 허가 후 1달 내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 중이며 심사 과정서 보안 부문은 절대 타협하지 않고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업계에서는 1·2차 심사 방향성을 두고 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하자, 금융위의 이번 허가 심사 방안은 '고육지책'이었다고 평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40개로 선정된 기존업체에 누가 포함됐는지 비공개라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핀테크 업체와 은행·카드사 등이 들어갔다"며 "은행과 카드의 경우 마이데이터 사업 구조가 큰 차별점이 없다 보니 어떤 곳은 허가하고 어떤 곳은 허가하지 않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는 은행과 카드 등 각 금융업권별로 흩어져있던 신용 정보를 한 데 모아 관리해주는 업종이다. 신용 정보 관리와 함께 정보 관리 및 데이터 컨설팅과 분석 등을 부수 업무로 할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 자문과 일임, 대출의 중개와 주선은 물론이고 전자금융업, P2P대출(온라인 투자연계 금융업)과 같은 핀테크 사업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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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디지털 컨택트가 빠르게 정착하는 가운데, 정보 주체 동의 하에 각 금융사별로 분산된 신용 정보를 한 데 모으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막강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 

특히 빅테크의 금융서비스 진출로 모바일 뱅킹 앱만으로는 고객 접점 사수가 어려워진 기존 금융사들은 더욱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