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화감독청장 "디지털화폐 더는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인 5천만 명이 보유...새 결제 서비스 수요 막을 수 없어"

컴퓨팅입력 :2020/08/24 16:12    수정: 2020/08/24 17:02

미국 재무부 산하 은행 규제감독기관인 통화감독청(OCC)의 수장이 디지털화폐(암호화폐)가 새로운 금융결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게 관련 규제를 찾아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브라이언 브룩스 OCC 청장 대행은 19일(현지시간) CNN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5천만 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화폐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해며, OCC가 관련 규제 혁신에 나설 것임을 암시했다.

브룩스 청장 대행은 이날 인터뷰에서 최근 은행 시스템 밖에서 결제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통화감독청(이미지=OCC 홈페이지)

그는 "소비자들이 이제 다른 방식으로 금융 서비스를 받길 원하고 있다"며 "이에 맞춰 미국은 즉각적인 전송이 가능하고 오류를 제거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브룩스 청장은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기존 은행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락다운이 시작됐을 때 재난지원금 처리와 전송을 은행 시스템에 의존하면서 지원금을 받는데 며칠 심지어 몇 주가 걸린 사람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많은 미국인들이 주소 변경이나 은행 계좌 폐쇄 등의 이유로 재난지원금 수령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정부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긴급 재난지원금 배분 정책을 꺼내들었지만, 은행 시스템에 발목이 잡혀 신속한 자금 수령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다.

브룩스 청장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지급결제를 위해 19세기에 설치한 '은행 레일'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브라이언 브룩스 OCC 청장 대행(사진=OCC)

브룩스 청장은 이어 디지털화폐를 이용한 결제가 이런 문제를 풀어줄 수 있는 것은 물론, 금융 소비자들이 새로운 결제 서비스를 원하고 있는 만큼 관련 규제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나는 암호화폐 낙관론자도 비관론자도 아니지만 현실을 인식하고는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암호화폐를 가지고 있는 이유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계좌로 수표를 받는 것과 동일하게 디지털화폐도 안전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OCC의 역할은 사람들이 금융 서비스를 소비하는 방법을 바꿀 수 있게 혁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룩스 청장 대행은 미국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최고법률책임자 출신이다. OCC는 브룩스 청장 대행 체제로 돌입한 이후, 금융 기업들이 디지털화폐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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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C는 최근 샌프란시스코 기반 핀테크 업체인 바로머니(Varo Money)에 은행 라이선스를 발급했고, 미국 내 모든 은행이 암호화폐 보관(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확인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브룩스 청장 대행은 "새로운 결제 수단을 만드는 것이 나의 역할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는 것은 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