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8兆 규모 체코 원전사업 수주 적극 지원

체코, 두코바니에 원전 1기 건설 추진…연말에 사업 입찰

디지털경제입력 :2020/08/20 17:30    수정: 2020/08/20 22:06

정부가 한수원이 추진하는 사업비 8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사업 수주를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체코 정부엔 첫 도입에서 수출까지 불과 30여년 만에 이룬 국내 원전산업의 경쟁력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9일과 20일 각각 카렐 하블리첵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 야로슬라브 밀 원전특사와 릴레이 화상면담을 진행했다.

산업부는 "이번 릴레이 면담은 체코 신규원전 사업 입찰을 앞두고 원전사업 관련 핵심 인사인 산업부 장관과 원전특사를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참여 의지를 적극 표명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전 설계, 기자재·부품 제작, 시공, 핵연료 분야 등에서 양측이 다수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만큼, 협업기반은 이미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체코 국기. 사진=Pixabay

'팀코리아' 출사표 던진 수주전에 中·佛·日·露도 눈독

체코는 중부지역 두코바니에 1천∼1천200메가와트(MW)급 원전 1기 건설을 추진 중이다. 사업비는 적어도 8조원 규모로 추산됐다. 사업 입찰 시기는 올 연말로, 우리나라 외에도 중국·프랑스·일본·러시아 등이 수주전에 나설 전망이다.

이에 한국수력원자력은 한국전력기술·한전연료·두산중공업·대우건설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Team Korea)'를 꾸려 수주 활동에 나섰다.

성 장관은 19일 체코 하블리첵 장관과의 면담에서 양국 간 원전·산업·기술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국내 원전의 경쟁력과 우수성을 설명하고 우리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전달했다.

그는 "현재 양국 간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발한 경제 협력을 기반으로, 향후 100년을 이어갈 원전사업도 함께해 협력의 범위를 크게 넓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UAE 바라카원전. 사진=한국전력공사

20일 진행된 밀 원전특사와의 면담에선 양국 원전사업에 대한 현황을 공유하고, 체코 원전사업과 관련한 양국 간 구체적인 원전 전(全)주기 협력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성 장관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사례로 들어 국내 원전의 기술력과 우수성을 설명했다.

바라카 원전 사업은 한국형 차세대 원전 'APR1400' 4기(총발전용량 5.6기가와트·GW)를 UAE 바라카 지역에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첫 원전 수출 사례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수주했다. 이 원전은 지난달 말 최초 임계를 달성한 지 한 달 만에 최근 현지 송전망으로 계통연결에 성공했다.

성 장관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안전성과 국내·외 사업에서 보여준 건설 역량, 원전 도입에서 첫 수출까지 불과 30여년 만에 이룬 발전모델이 체코 원전사업에 최적화된 한국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체코 원전사업을 일반적인 해외 건설사업의 의미를 넘어, 양국 관계에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여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체코의 현지 자동차 기업 현황. 사진=체코 투자청.

韓-체코, 전기차·수소·AI 분야 협력도 강화

양측은 이번 면담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공지능(AI)·전기차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적극 협력키로 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체코는 유럽에서 5번째로 큰 자동차 생산국으로, 지난해 생산량만 약 143만대를 기록했다.

성 장관은 AI·로봇 등 산업 디지털화 분야에 대한 양국의 공통된 관심에 주목, 양국 협력을 집중하는 '실무급 협력채널' 신설을 언급했다. 

양국의 협력 모멘텀을 살리고, 성과 창출을 촉진키 위해 연내 '한-체코 산업협력위원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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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은 산업협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친환경·디지털 분야 기술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한-체코 공동펀딩형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의 연구 범위를 AI·수소·그린모빌리티로 확대, 과제 수도 점차 늘려갈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도 공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는 금번 면담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대화를 지속 이어나가기로 했다"며 "체코 원전사업 발주 대응과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수력원자력 중심으로 관련 기업들이 참여하는 팀코리아의 활동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