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EA UFC4, 종합격투의 묘미 담은 격투게임

자막 한글화 통해 커리어 모드 몰입감 더해...게임성 자체의 개선폭은 크지 않아

디지털경제입력 :2020/08/20 11:15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콘솔에서 그대로 만나볼 수 있는 게임. EA UFC 시리즈의 최신작 UFC4가 출시됐다.

2014년 첫 시리즈가 출시된 후 네 번째 게임인 UFC4는 다양한 격투 스타일을 지닌 여러 선수를 간결한 조작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게임이다. 특히 이번에는 시리즈 최초로 자막 한글화가 이뤄져 게임의 주요 콘텐츠인 커리어 모드를 더욱 몰입해서 즐길 수 있게 됐다.

UFC4는 현재 UFC 단체에서 활약 중인 대부분의 선수를 만나볼 수 있다. 과거 활약했던 선수들 중 큰 인기를 구가했던 일부 선수까지 캐릭터로 구현되어 있어 로스터 볼륨을 충분히 확보한 것도 눈길을 끈다.

EA UFC4 스크린샷.

어떤 무술을 베이스로 하느냐에 따라 캐릭터 조작이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조이패드 버튼 4개와 L1과 L2 버튼을 조합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것만으로도 잽, 스트레이트, 어퍼컷, 훅 등 기본 펀치 콤비네이션과 머리와 몸통, 다리를 노리는 킥 기술까지 사용할 수 있다. 스탠딩 상황에서 조작법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탠딩 타격은 상대의 허점을 노려 정확한 카운터를 노리는 형태로 진행된다. 계속해서 상대를 견제하면서 상대의 큰 공격을 유도한 후 이를 기다려서 정확한 공격을 성공시키면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대미지 누적에 따라 선수가 쓰러지고 반응이 달라지는 것도 좋고 특정 부위만 공격하면 다음 라운드에 그에 맞는 대응을 해온다는 점도 재미있다

스탠딩 타격은 직관적이며 그만큼 재미있다. 공격을 성공했을 때 상대가 크게 휘청이는 모습을 보거나 수세에 몰렸다가도 한 번에 역전하는 모습이 눈에 바로 보이기 때문에 짜릿함도 크다. 다만 그라운드 공방은 꽤 지루하게 진행된다.

EA UFC4 스크린샷.

그라운드 공방에서 펼쳐지는 포지션 이동과 서브미션 시도, 파운딩 시도 등을 모두 왼쪽 아날로그 스틱 조작 하나로 결정할 수 있게 한 것은 좋은 시도다.

하지만 포지션 이동과 그에 대한 방어가 왜 성공하고 실패하는지 알기는 어렵다. 연습을 통해 익숙해질 수 있지만 그 과정이 크게 즐겁다거나 하지는 않다. 큰 관심을 갖고 게임을 접한 이들이야 수련하듯이 게임을 하겠지만 가볍게 흥미를 갖고 게임을 접한 이들은 이 과정에서 관심이 식을 가능성이 있다.

선수를 키우고 한 선수의 행적을 따라가는 커리어 모드는 매우 흥미롭다. UFC4에서 커리어모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척 크다. 튜토리얼 역할을 겸하는데다가 캐릭터가 강해지는만큼 이용자도 강해지는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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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 UFC4 스크린샷.

성장하면서 큰 단체로 이적하고 라이벌을 만나게 되는 등 이야기 자체가 흥미로운 편이며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용자 플레이 성향에 맞춰 선수의 공격 스타일이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도 재현하고 있다. 이용자가 선수를 육성하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는 이야기다.

UFC4는 시리즈 네 번째 게임이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매우 다듬어진 모습이다. 다만 전작과 비교했을 때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됐다기 보다는 불편했던 점을 좀 더 다듬어서 출시된 개선판에 가깝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게임은 재미있는 편이지만 최근 스포츠게임 시장에서 종목을 불문하고 지적되고 있는 '게임성의 개선폭이 적다'는 지적에서 UFC4도 자유롭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