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컨택트 시대, 은행 점포 효율화 특명

계열사 묶어 종합서비스·키오스크 배치

금융입력 :2020/08/18 16:37    수정: 2020/08/18 17:49

디지털 컨택트 방식의 금융 거래가 점차 확장되면서 국내 은행들이 지점 효율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점포 운영 비용 대비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와 점포를 한 데 묶거나, 디지털 기기를 전면 배치하는 방향으로 점포 전략을 운영 중이다.

18일 5개 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에 따르면 2019년 7월말 4천683개였던 은행 점포 수가 올해 7월말 4천538개로 145개 줄었다. 은행별로 신한은행이 이 기간 동안 10개, KB국민은행(41개), 하나은행(78개), NH농협은행(6개)로 집계됐다. 옛 외환은행과 합병으로 중복 점포가 있었던 하나은행이 점포 수를 가장 많이 줄였다.

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우리은행 디지털금융점포 전경.(사진=우리은행)

은행들이 지점을 줄이는 이유는 디지털 전환에 있다. 계좌 이체나 공과금 납부는 물론이고 대출 신청 및 연장도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가능해진 상황이다. 임대 비용과 직원 배치 효율성을 따져봤을 때 은행업계는 지속해서 점포 수는 줄어들을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 거래의 대면과 비대면 비중을 칼로 나눈 듯 잴 수 없지만, 자금 이체나 송금과 같은 업무는 비대면을 통하는 비중이 폭증세이며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객이 자주 오지 않는 지점이라고 해서 무작정 점포를 철수하긴 어렵다. 모바일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금융 소외화가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은행 점포 폐쇄에 제동을 걸며, 매월 은행이 점포 운영 계획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5대은행점포현황.(자료=지디넷코리아)

은행들은 이 때문에 계열사간 점포를 한 데 묶는 '복합 점포', 전문성을 강조한 '거점 점포', 디지털 친숙도를 높일 수 있는 '디지털 점포' 등으로 판에 박힌 듯 같았던 점포를 다변화시키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부터 '종이와 현금없는 영업점'인 '디지로그 브랜치'를 추진한다. 영업점서 대부분 업무를 디지털 기기를 통해 처리한다는 것이다. 상담은 태블릿PC나 화상 시스템으로 진행하고, 업무 처리도 고성능 자동화기기(ATM)나 비대면 채널 '쏠'을 통해 가능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직원들은 사용이 미숙한 고객을 돕거나 비대면으로 처리하지 못한 업무에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금융 점포를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금융 점포는 키오스크를 이용해 예금·외환·전자금융 등 업무를 고객 스스로 처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별도로 마련된 상담 공간에서는 자산 관리 상품·기업 금융·개인 여신 등 업무별 전담직원에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 역시 네이버 지도 서비스와 연계해 대기 고객 수를 파악해 기다리지 않고 은행 일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관련기사

KB국민은행은 복합점포 전략에 주력 중이다. 은행·증권·프라이빗뱅킹센터·연금센터 등이 결합된 지역 거점 점포를 구축하고 있다. 은행 일을 보다가 고객에게 필요하거나 고객 문의가 있을 경우 은행과 증권사의 상품, 퇴직 금융 서비스까지 한 점포서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지역 거점 점포 내에 화상 기기를 배치해, 공간 제약없이 본점의 부동산·세무·회계 등 전문가와 상담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하나은행도 복합점포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하나금융투자의 전 영업점을 복합점포화해 은행과 증권·보험 등 금융 계열사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은행이 보유한 건물 내 입점한 영업점 한켠을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는 컬처뱅크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