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충전소 장기 고장의 악몽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상암 수소충전소와 양재 수소충전소가 장기 고장을 일으켰고, 이달 1일부터 일반 충전이 시작된 강원도 삼척시 내 삼척수소충전소도 13일 현재 장기 고장 상태다. 정부의 특단 대책이 없으면,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척수소충전소 관계자는 13일 “현재 고장 상태며, 내부적으로 일반 충전 대비 절반에 해당하는 400바(bar) 충전 테스트를 진행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제 충전소가 다시 정상 가동될지는 알 수 없다.
삼척수소충전소 고장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삼척이나 인근 지역 휴가를 계획했던 일부 넥쏘 수소전기차 차주들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삼척수소충전소는 강원도 내 유일 수소충전소로, 나머지 지역은 현재 구축중이거나 구축 대기중인 상태다.
삼척수소충전소 충전설비는 노르웨이 넬(NEL)사가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장이 더 장기화되면 넬의 본사 임원이 직접 우리나라를 찾아 충전 설비 복구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의 상황을 감안하면, 삼척수소충전소의 조기 복구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강원 지역언론에 따르면, 삼척수소충전소는 국비 15억원과 강원도비 15억원 등 총 3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된 곳이다. 충전소 설립을 주관한 곳은 바로 강원테크노파크 재단이다.
강원테크노파크는 삼척수소충전소 고장 원인과 복구 계획에 대해 “담당자가 출장중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만 답했다.
수소충전소 정보 모바일 앱 ‘하이케어(H2Care)’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수소충전소 수는 33곳이다.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 주도의 정부세종청사, 여수 중흥, 대구 성서 수소충전소 들이 이달 내 본격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부는 앞으로 수소충전소 수를 2025년까지 450개소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충전소 설비 관련 고장 사례를 방지할 특단 대책은 아직까지 나오고 있지 않다.
관련기사
- 수소경제 서포터즈 활동 시작…가스안전공사 방문2020.08.12
- 현대차 "전기차·수소전기차, 가격 대폭 낮추겠다”2020.08.12
- 한화솔루션, 청정 '그린수소' 개발 도전…"생산-저장-충전까지"2020.08.11
- 서울 상암 수소충전소, 공사 문제로 연내 재개소 불투명2020.07.29
최연우 산업부 신에너지산업과 과장은 지난달 2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0 수소모빌리티 쇼 수소포럼’에서 수소충전소 고장 문제에 대해 “수소충전소 고장이 최근 잦아지는 문제는 알고 있다”며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수소충전소 등 충전 이전 대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지난해 우리가 20개 수소충전소를 만들어 세계 최고 수준의 구축 능력을 보여줬지만, 아직 수소충전소 관련 고장 데이터 매뉴얼을 쌓아가는 단계라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