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EOS R5는 유효화소 수 4천480만 화소 풀프레임(36×24mm) 센서를 탑재해 최대 8192×5464 화소 사진을 촬영 가능한 미러리스 카메라다. 상용 감도는 ISO 100-51200이며 사진/영상 촬영시 듀얼픽셀 CMOS AF Ⅱ가 작동해 피사체를 추적한다.
동영상은 최대 8K/30p (H.265) 촬영이 가능하며 영화 촬영용 시스템인 시네마 EOS의 색조 시스템인 10비트 캐논 로그를 적용해 계조 손실이 적은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새로 개발된 영상처리엔진인 디직X를 탑재해 데이터 판독 속도와 AF 정확도를 높였다. 가격은 본체(바디) 기준 519만원.
■ EOS 5D 닮은 조작성..한 번 충전에 최대 450장 촬영
EOS R5의 각종 버튼과 인터페이스는 EOS 5D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다. 캐논 DSLR을 만져 본 사람이라면 1주일 안에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조명 동기화를 위한 동조 단자와 셔터 릴리즈를 연결할 수 있는 단자까지 내장해 스튜디오 촬영도 염두에 두었다.
LCD 모니터는 180도 회전해 셀프 촬영이나 저각도/고각도 촬영에 매우 유용하며 OLED 기반 전자식 뷰파인더는 역광이 비치는 장면 등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모니터로 본 프리뷰와 PC로 확인한 결과물이 거의 일치해 촬영 실패를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내장된 고용량 배터리는 완전 충전 이후 JPEG RAW 촬영시 450장 내외 촬영이 가능하다. 한 번 충전하면 거의 하루 종일 충전이 가능하며 USB-PD를 준수하는 충전기와 USB-C 케이블이 있다면 전원을 공급하며 촬영이 가능하다.
USB-PD 규격을 따른 보조배터리로 충분히 충전이 가능하지만 출력 문제때문에 촬영중에는 충전이 불가능하며 카메라 전원을 꺼야 한다. 추가 배터리 대신 보조배터리를 활용하겠다면 사전에 정상 동작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와이파이를 이용해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때 속도도 향상됐다. 2.4GHz 대역이 아닌 5GHz 대역을 쓰기 때문에 장당 10MB 이상인 JPEG 파일을 스마트폰으로 옮기는 데 걸리는 시간은 장당 3초 내외로 줄었다.
■ 향상된 AF 성능, 한 단계 올라선 손떨림 억제
캐논 카메라에 대한 전통적인 오해 중 하나로 'AF(오토포커스) 기능이 다른 회사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EOS R5의 AF는 측거점 면적이나 포착 성능, 정확도 면에서 지금까지 출시된 캐논 카메라 중 최상위 수준에 있다.
활주로에 내리는 항공기, 혹은 달리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자동차도 무난하게 포착하며 ISO 51200에서도 움직이는 물체를 실시간으로 잘 잡아낸다. 더 이상 AF에 대해 고집스럽게 지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본체에 내장된 5단계 손떨림 억제(IS) 기능은 본체와 통신이 가능한 RF 70-200mm F2.8 L IS USM 등 렌즈와 결합하면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낸다. 시속 90km로 달리는 차 안에서 촬영해도 비교적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빛이 충분하지 않은 실내 환경에서는 ISO 감도를 최대한 내려 보다 노이즈가 적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RF 35mm F1.8 MACRO IS STM 등 단초점 렌즈와 결합하면 셔터 속도 1/10초 내외로도 삼각대 없이 떨림 없는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조금 더 응용하자면 RF/EF 렌즈 뿐만 아니라 서드파티 렌즈, 혹은 빈티지 렌즈를 이용해도 본체 내장 손떨림 억제 기능이 작동한다. 그러나 고화소에 대응할 수 있는 해상력을 갖춘 렌즈가 아니라면 화질 면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연사 속도도 빠르다. CF익스프레스 카드를 장착하면 JPEG 파일로만 촬영할 경우 배터리와 메모리가 허락하는 한 거의 무한한 연사가 가능한 수준이다.
풀프레임 센서와 향상된 영상처리엔진으로 주위 광량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환경에서 자유롭게 촬영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ISO 3200에서 6400까지는 상용 감도로 활용 가능하며 ISO 감도를 확장하면 충분한 광량이 확보되는 환경에서는 ISO 50(L)으로 노이즈를 극단으로 낮춘 촬영이 가능하다.
HEIF 파일을 이용한 HDR 사진 촬영도 가능하지만 성능보다는 호환성이 더 큰 문제다.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는 HEIF 파일을 인식하지 못한다. 결국 이를 공개하려면 JPEG 변환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색상 정보 등은 날아가기 마련이다.
■ 센서 전체를 활용한 8K 영상 촬영
EOS R5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이용해 8K/30p 촬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 덕에 타임랩스 기능도 8K(7680×4320 화소) 촬영이 가능하다.
8K 타임랩스 기능은 일정 간격으로 촬영한 사진을 이어붙여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영상을 짧은 시간 안에 압축할 수 있다. 결과물은 HEVC(H.265) 포맷으로 기록되며 저조도에서도 풀프레임 센서를 활용한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https://www.youtube.com/watch?v=T6M4ZW1AxNA).
다만 이렇게 촬영한 8K 영상은 촬영보다 재생과 편집이 더 어렵다. 초당 150MB, 한 프레임당 5MB 내외가 필요하며 이를 비트레이트로 환산하면 1000Mbps 이상이다. 고성능 PC가 아니라면 이를 재생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데다 편집에는 프록시 파일 생성이 필수다.
8K 영상 촬영에도 일정한 제약이 있다. 센서 전체를 활용해 영상을 촬영하다 보니 센서와 영상처리엔진에 걸리는 부담이 만만찮다. 촬영 시간이 20분을 넘기면 LCD 모니터에 과열 경고가 표시되며 이 상황에서 사진 촬영은 가능하지만 동영상은 더 이상 찍을 수 없다.
이런 제약을 피하려면 영상 촬영 계획을 신중하게 세운 후 컷 별로 끊어서 촬영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다큐멘터리나 영화 등 롱테이크가 필요한 상업 영상을 촬영하고 싶다면 시네마 EOS 등 전문 제품을 쓰는 것이 더 적합할 수 있다.
■ 진정한 플래그십의 위치를 획득한 미러리스 R5
2018년 11월 EOS R에 대한 리뷰에서 "캐논 전체 카메라 라인업에서 '플래그십'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기사 바로가기). 당시만 해도 캐논은 DSLR에 더 큰 무게중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EOS R은 세미프로를 위한 DSLR 카메라인 5D 시리즈 아래 있어야 했다.
그러나 1년 반이 지난 지금 캐논은 EOS R5/R6 시리즈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이 확실하다. EOS-1D X 시리즈를 제외하면 캐논 DSLR 카메라 중 어떤 제품도 대적할 상대가 없다. 카메라 본체에 내장된 손떨림 억제 기능, AF 성능이나 화소, 화질 등 모든 면에서 EOS 5D 시리즈는 아득히 넘어섰다.
다만 성능과 기능을 키운 덕에 육중해진 덩치는 확실히 일상 환경을 가린다.
바디는 약 740g(배터리 메모리카드 장착시), 여기에 화질과 해상력을 얻기 위해 RF28-70mm F2 L USM 등 고성능 렌즈(약 1.4kg)까지 휴대하면 무게는 2kg대로 뛰어오른다.
이렇게 무거워진 카메라를 일상적으로 들고 다니는 것은 사진이 취미인 사람에도 쉽지 않은 일이다. 동영상을 촬영하는 경우도 삼각대나 짐벌 등의 도움 없이는 좋은 영상을 얻기 어렵다. 오히려 스튜디오나 실내 등 환경에서 고정된 상태로 쓰는 것이 더 합리적일지도 모른다.
▶ 촬영 사진·8K 동영상 샘플 원본 다운로드 (원드라이브) :
https://1drv.ms/u/s!Aj8f0v7tesPMgYRc2Hc7ziCJ4Y-kHQ?e=3cRsP6
※ 사진마다 촬영에 쓰인 렌즈가 다르니 EXIF 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샘플 사진과 동영상의 영리·비영리 2차 활용과 재배포를 원칙적으로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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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K 영상 샘플은 지디넷코리아 유튜브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channel/UCWMzHYYFl-mbHMhAvYZ47mQ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