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길이 140mm 늘리고 과감해진 ‘2세대 푸조 2008’

8단 변속기 탑재로 연료 효율성 높여

카테크입력 :2020/08/06 09:08    수정: 2020/08/06 09:08

2세대 푸조 2008이 제법 SUV 다워졌다. 공격적인 디자인 뿐만 아니라 길이를 140mm 늘리고 폭을 30mm 늘려 차체가 기존보다 여유로워졌다.

푸조 공식 수입원 한불모터스는 이 차의 별칭을 ‘미니 3008’이라고 부르고 있다. 하지만 2008은 기존에 출시된 3008보다 더 날렵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어, 향후 푸조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표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경기도 스타필드 하남 쇼핑몰에서 열린 시승 행사장에서 푸조 2008을 직접 만났다. 이날 시승 코스는 스타필드 하남에서 가평 제이드 가든까지 편도 55km 거리다. 한 때 와인딩 체험 코스도 마련됐지만, 최근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 호우 영향으로 와인딩 대신 일반 도로 위주로 주행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시승한 차량은 최고급 트림인 GT 라인이며 최고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내는 1.5 BlueHDi 디젤 엔진이 탑재됐다. 기존 6단 자동 변속기 대신 8단 EAT8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연료효율성이 높아져 국내 공인 복합 연비는 17.1km/l(도심 15.7km/l, 고속 19.0km/l)를 나타내고 있다.

푸조 2세대 2008. 좌측은 최고급 트림 GT 라인, 우측은 알뤼르 트림

2008에는 절전, 표준, 스포츠 등 총 3가지 주행모드가 있는데, 스포츠 모드에 맞춰 가속성능과 인공배기음 등을 살펴봤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나아가는 힘이 부드러운 편이다. 8단 자동변속기를 선택한 것이 어떻게 보면 ‘신의 한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차의 후륜 서스펜션은 토션빔이다. 과속방지턱을 만날 때나 노면이 안 좋은 곳을 지나갈 때 부드럽게 넘어가주지 못한다. 시승차량은 17인치 휠이 들어갔는데, 18인치 이상급으로 사이즈 업을 했다면 승차감 면에서 개선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은 직경의 스티어링 휠 뒤편에 있는 패들시프트 레버 안쪽에는 크롬으로 처리해 촉감이 좋은 편이다. 다이내믹한 운전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선호할만한 하다.

다만 인공배기음 자체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차량에 같이 동승한 타 매체 기자는 좀 더 박진감 넘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푸조 2008 뒷모습
푸조 2008 실내 (사진=한불모터스)
푸조 2008 (사진=한불모터스)

푸조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대신 아이콕핏 기반의 실내 인테리어를 고수하고 있다. 운전자 시야에 맞으면서 얇고 길게 디지털 클러스터를 만드는 편이다. 이같은 방향성은 2세대 2008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소형 해치백 208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날 만난 2008의 클러스터는 일반 디지털 클러스터가 아닌 3D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클러스터다. 속도계와 단수 표기 등에 입체감을 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약 1시간 이내 주행하면서 클러스터를 중간에 살펴봤는데 크게 어지럽지 않다.

2008 GT 라인은 주행보조(ADAS) 사양이 풍부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뿐만 아니라 차선 중앙을 유지하도록 돕는 LPA 기능도 있다. LPA 기능은 고속도로 커브 구간에서도 최대한 차량이 차선 중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시승중 가장 아쉬웠던 점은 드라이브 모드 버튼 위치다. 센터 터널 가장 아래쪽에 위치해 있는데, 팔을 뒤쪽으로 약간 뻗어야 닿는 위치다.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센터페시아 쪽으로 옮기거나 스티어링 휠 쪽으로 옮긴다면 운전자가 시야 방해 없이 다양한 주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시승 당일에는 폭우가 내려 서행 운전을 많이 했다. 푸조 2008 실내는 3D 클러스터 등 다양한 첨단 요소 등이 합쳐졌다.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크기도 아쉬운 부분이다. 최근 소형급 SUV나 세단에서도 10인치 이상급의 디스플레이 크기가 장착되는 추세다. 2세대 2008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7인치라는 점은 아쉽다. 3D 클러스터도 좋지만,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크기도 조금 더 신경썼다면 어땠을까.

이날 시승은 고속도로 주행 대신 일반 국도 주행이 많았다. 또 신호등이 많았고 폭우 등의 영향이 컸다. 55km 주행한 결과 클러스터 상에 확인한 연비는 15.6km/l였다.

한불모터스는 2008 공개 당시 디젤 뿐만 아니라 순수 전기차도 공개했는데 명칭은 ‘electric(일렉트릭)’의 ‘e’를 본 딴 ‘e-2008’이다.

e-2008은 파워트레인과 앞쪽 그릴 디자인이 다를 뿐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과 편의 사양은 모두 같다. 차량이 주는 특징과 감성을 다양한 파워트레인에서 고르게 느끼게 하겠다는 브랜드의 목표가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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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e-2008 전기차

e-2008의 국내 공인 주행거리는 237km다. 유럽 WLTP 발표 기준 310km와 차이가 난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하는 주행거리는 참고사항일 뿐이다. 운전자의 운전 습관에 따라 정부 발표 기준보다 더 높은 주행거리가 나올 수 있다. 추후 기회가 되면 e-2008을 별도로 시승할 계획이다.

푸조 2세대 2008 디젤 판매가격은 알뤼르가 3천248만원, GT 라인이 3천545만원이다. 전기차 모델은  알뤼르가 4천590만원, GT 라인이 4천890만원이다. 국고 보조금 혜택 금액은 628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