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수장'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오늘(5일) 밤 취임 이후 두 번째로 언팩 무대에 오른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해진 2020년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선두 입지를 굳힐 스마트폰 신제품과 삼성 모바일 생태계 이끌 각종 기기들로 하반기 성공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5일 오후 11시(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에 '갤럭시 언팩 2020'를 온라인으로 열고 5개 갤럭시 신제품을 발표한다. 노태문 사장이 언팩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올해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갤럭시 언팩 행사 때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분기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에게 그야말로 악몽 같은 시기였다. 1분기 말부터 중국에 이어 유럽과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경 폐쇄와 이동 중지 명령이 발동하면서 생산 차질과 유통망 폐쇄, 소비 심리 위축으로 오프라인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다.
삼성 스마트폰은 점유율이 낮은 중국에서는 타격이 미미했지만 최대 프리미엄 폰 시장인 북미 등에서 판매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에 2분기 삼성 휴대폰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8천300만대) 대비 2천600만대 감소했다.
이같은 코로나발 여파 속에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는 '위기 대응을 비교적 잘했다'는 평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량 감소에도 수익성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2분기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천억원이 증가한 1조9천500억원을 기록했다. 중저가 제품 라인업의 선방 외 해외 재택근무 전환 등 발 빠른 대응과 비용 효율화 등도 평가에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노 사장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분기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코로나19 시대 대응, 품질 경쟁력 강화, 상시적인 비용 효율화 등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태문 사장에게 하반기는 상반기 안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다시 도전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영진의 경우 연간 단위로 평가를 받는데, 노 사장은 무선사업부장 취임 이후 이제 막 첫 상반기를 보냈다.
무선사업부는 하반기 지난 6월부터 재개된 스마트폰 수요 회복세를 발판 삼아 판매량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2분기에 세계 시장에서 중국 화웨이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준 만큼 자존심 회복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이달 출시되는 갤럭시노트20도 플래그십 전작과 비교해 일부 최신 사양을 줄이면서도 가격을 낮추는 전략적 선택을 취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도 수익성이지만 최신 사양 고가(갤럭시S20) 정책에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문제를 해소하고, 현 시장 반응과 수요에 맞춰가면서 판매량을 늘리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했다.
특히 갤럭시노트20에 이어 나올 중저가 스마트폰 신제품들이 하반기 판매량 확대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M 중저가 라인업을 구축했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2억대 후반에서 3억대에 이르는 삼성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 중 중저가 시리즈는 약 2억5천만대를 차지했다. 중저가 5G 신제품과 갤럭시Z플립 5G 등 폴더블폰과 플래그십 5G 파생 모델도 하반기 판매량 확대에 지원군으로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갤럭시폴드의 후속작인 갤럭시Z폴드2는 삼성의 기술 리더십을 책임진다. 전작과 대비해 양호한 수준의 수요를 확보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신제품은 지난해 출시 연기 등 영향으로 연내 100만대 목표 판매량을 채우지 못했던 전작과 비교해 내외부 화면이 커지는 등 사용성이 한층 개선됐다. 2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가격대에도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Z플립 폼팩터는 대중성을 어느 정도 증명했다는 평가다. 상반기 판매 흐름대로라면, 3분기에는 갤럭시Z플립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달 공개된 5G 적용 갤럭시Z플립은 오는 7일부터 글로벌에 순차 출시된다. 국내에는 9월 출시가 예상된다.
온라인 판매도 확대된다. 판매 측면에서는 온라인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도, 남미 등 지역에서도 배송, 온라인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으며, 애플과 중국 업체들도 온라인 구매자를 대상으로 가격 혜택, 수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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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업무방식으로 경영 효율화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가전사업부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수요를 조사, 도입을 검토한 바 있는데 무선사업부 일부 부서에는 이미 재택근무 제도를 시범 적용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삼성 해외 법인들의 비대면 업무도 지속 활성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IM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 중반대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에는 2조9천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모델 출시로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하고 프리미엄 5G 수요 증가, 효율적인 마케팅 집행, 화웨이 반사이익, 갤럭시A 신제품 출시 등 요인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