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6G 시대에서 경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미국·중국 등 경쟁국이 정부 주도로 6G 연구에 돌입하고 막대한 연구비를 투입하기 시작한 만큼, 우리나라도 6G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4일 국내외 6G 경쟁 상황을 주제로 작성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동향분석 및 정책지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근 미국·중국·일본·EU 등 주요국은 6G 기술 우위를 점하기 위한 국가 단위의 전략 및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6G는 100GHz 이상의 초고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5G에 비해 50배 빠른 전송속도 10배 빠른 반응속도를 지원하는 차세대 이동통신 인프라다. 6G의 최대 전송속도는 1Tbps, 지연시간인 0.1ms이하로 5G의 1/10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6G 상용화 시점을 2030년 전후로 보고 있다. 6G가 상용화된 환경에서는 XR(혼합현실)을 지원하는 경량 글래스가 스마트폰을 대체하고, 수백만대의 차량이 완전자율주행으로 이동하는 등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6G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해 7월 6G 추진 전략을 구체화하면서 2028년 6G 상용화를 이뤄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정부는 6G 이동통신 연구개발(R&D)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위한 첫 관문인 기술성평가(예타 대상 선정)를 거쳐 내년부터 2025년까지 총 2천억원 규모의 예산을 6G 연구에 투입하기로 했다.
차세대 저지연·고신뢰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2022년까지 2년간 18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해 핀란드 오울루 대학교와 국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이달 내 ‘미래 이동통신 R&D 추진전략’을 수립해 6G를 대비한 기술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도 세웠다.
미국·중국·일본·EU 등 주요국은 6G 기술 선점을 위해 한발 앞서 연구 체계를 정비했다. 연구에 투입하는 금액도 우리나라를 압도한다.
미국은 지난해 3월 FCC가 6G 연구개발 지원을 위해 95GHz~3THz 대역, 21GHz 대역폭을 비면허 용도로 개방하는 등 무선 장비 테스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확보했다. 이어 미국 고등연구계획국(DARPA)는 테라헤르츠 대역에 대해 대학이 공동 연구할 수 있는 센터를 개소하고 5년간 2천750만달러(329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중국은 범부처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국가 차원에서 6G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과학기술부(MOST)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와 민간이 매칭 펀드 형태로 올해에만 33억위안(5천640억원)을 투입, 네트워크 고도화·고효율 전송기술·위성통신 등 3개 분야 연구과제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일본과 EU도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은 총무성을 중심으로 ‘비욘드 5G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6G 전파 개방 및 세제 혜택 등을 통해 민간의 연구개발을 촉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고, EU는 회원국을 대상으로 6G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등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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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이어 6G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주도의 장기 연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6G 경쟁에 앞서기 위해 핵심 원천 기술 확보가 중요한 만큼, 민관협력을 통해 R&D 생태계를 선점하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은옥 IITP 수석연구원은 “6G는 불확실성이 높은 고위험 도전적인 분야인 만큼 정부가 연속성을 갖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6G R&D를 추진할 민관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테라헤르츠 대역을 중심으로 비면허 주파수 사용 허가를 간소화해 6G 연구를 촉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