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2분기에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자리를 화웨이에 내줬다. 삼성전자나 애플이 아닌 다른 제조사가 분기별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기록한 것은 9년 만에 처음이다.
3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 하락한 5천580만대를 출하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30% 하락한 5천370만대를 출하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비슷한 조사 결과를 내놨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 2분기 스마트폰 시장 업체별 점유율은 ▲화웨이 5천480만대(20%) ▲삼성 5천420만대(20%) ▲애플 3천750만대(14%) ▲샤오미 2천650만대(10%) ▲오포 2천450만대(9%)로 나타났다. LG는 520만대(2%)로 글로벌 시장 8위를 차지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2분기 해외 출하량이 27% 감소했지만, 자국 시장에서의 출하량은 8%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의 70%는 자국 시장인 중국에서 발생한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내 판매를 더욱 강화해 지난해 62%였던 화웨이의 중국 시장 비중이 71%로 늘었으며, 중국 내 점유율도 4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날리스의 수석애널리스트 벤 스탠슨은 "이번 결과는 1년 전에는 거의 예측할 수 없는 결과"라며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벌어지지 못했을 일"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삼성의 주력 시장인 미국, 유럽, 브라질, 인도 등이 락다운되고, 중국은 상대적으로 시장 회복이 빨라지면서 중국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화웨이가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대다.
하지만 화웨이가 1위 자리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화웨이 스마트폰의 재고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삼성이 강한) 다른 지역들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화웨이가 1위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바라봤다.
한편,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코로나19는 1분기 스마트폰 시장보다 2분기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먼저 회복세를 보인 중국 시장은 2분기 글로벌 시장의 31%를 차지했는데, 이는 지난해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 대비 아직 85% 수준에 그치고 있어 완전한 회복세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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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룬 미스라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2분기 들어 매월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6월은 전월 대비 34%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장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락다운이 해제된 인도 시장은 펜트업(억눌렀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수요로 인해 6월에는 전년 수준을 회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5G 스마트폰 판매량은 스마트폰 시장 감소에도 전 분기 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였던 5G 스마트폰 비중은 올해 11%로 늘어났다. 5G 스마트폰 판매의 약 75%는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이는 중국 통신사들이 매력적인 5G 통신 요금제를 내놓고 있고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 5G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