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A코리아, 픽업트럭 계약 3주 앞두고 '성추행 의혹'에 위기

성추행 사실 유무 떠나 브랜드 이미지 하락 가능성 높아

카테크입력 :2020/07/27 16:34    수정: 2020/07/28 11:08

FCA코리아가 픽업트럭 ‘올 뉴 지프 글래디에이터’ 사전계약을 3주 앞두고 파블로 로쏘 사장 성추행 의혹이 일면서 위기에 놓였다. 성추행 의혹 사실 유무를 떠나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FCA코리아는 이와 관련 지난 24일부로 조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로쏘 사장의 직무가 정지됐다고 밝혔다. 직무 정지 기간은 내부 감사가 끝날때까지 무기한이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 22일 로쏘 사장을 처벌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게재된 이후 이틀만에 내려진 것이다. 

청원을 올린 당사자는 ‘미국 자동차 브랜드 Je*p 한국법인 FC* Korea 대표이사의 성범죄와 폭행, 폭언을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 아래 로쏘 사장이 직원들에게 한 행위를 고발하고 있다.

FCA코리아는 청와대 청원이 올라오기 전, 해당 내용이 담긴 신고를 사전에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회사 측의 소극적인 대응이 사태 확산에 큰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청원 당사자도 회사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회사 측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적었다.

FCA코리아와 FCA는 해당 사태에 대한 다수 언론들의 질문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아직 진위 여부가 판가름나지 않았다는 대응으로 일관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로쏘 사장의 성추행 의혹은 사실 유무를 떠나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지프(Jeep) 브랜드로 SUV 판매 전략 강화를 내세운 FCA코리아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비대면 방식의 계약과 출고 역량에 집중했다. 또 해당 방식으로 계약하면 1천490만원을 할인해주는 파격적인 전략을 내세웠다.

이 같은 전략 덕에 지프 브랜드의 지난 6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체로키는 전년 동월 대비 82.4% 많은 217대가 판매됐고, 레니게이드는 8.0% 많은 215대가 판매됐다.

FCA코리아는 3주 뒤 다음달 17일에 지프 글래디에이터 픽업 트럭 사전계약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사장 성추행 의혹으로 최대 위기에 휩싸였다. (사진=FCA코리아)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최근 늘어나는 국내 픽업 트럭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모델로 손꼽혔다. 특히 크기가 작은 컨버터블 픽업트럭이기 때문에 좁은 주차공간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모델로 평가받아왔다.

FCA코리아는 청와대 청원이 게재되기 이틀 전인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글래디에이터 사전계약 소식을 알리고, 이와 관련된 소셜미디어 이벤트를 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당시 파블로 로쏘 사장은 보도자료에 “의심할 여지없이 지프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지프 픽업 트럭, 올 뉴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모든 아웃도어 어드벤처를 위한 궁극의 차량”이라며 “이 특별한 차량은 지프 브랜드의 오랜 충성 고객과 수입 픽업 트럭을 고려하고 있던 국내 고객들에게 많은 선택을 받을 것이다. 한국 고객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소셜 이벤트를 통해 글래디에이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로쏘 사장이 24일부로 직무가 정지되면서, 그는 적극적으로 글래디에이터를 홍보할 수 있는 명분을 잃었다.

로쏘 사장의 직무정지는 FCA코리아뿐만 아니라 한국수입차협회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그는 지난 3월 외국인 최초의 한국수입차협회장으로 뽑혔다. 지난 2013년 FCA코리아 사장으로 발령받은지 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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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로쏘 사장이 성추행 의혹으로 FCA코리아 사장에서 물러나면, 수입차협회장 교체도 불가피하다.

한국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현재 FCA 측의 조사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